-10%? 유화업계 잇단 위기설
에쓰오일 등 가동 축소
외신 보도 부인하지만…
해외 업체는 생산 줄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공장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13일 오후 에쓰오일 울산공장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공장 가동을 줄였다는 외신보도를 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였다. 공장 가동은 시황에 따라 변하거나 정기 유지보수 등으로 가동을 멈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문의에 대해 '때아닌' 해명을 해야만 했다.
이날 로이터는 에쓰오일이 정제마진 악화로 1월 정제시설 가동률을 10% 가량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달 평균 하루 생산량 56만5000배럴을 다음달 51만~52만배럴로 줄인다는 내용이었다.
GS칼텍스도 일 생산량 2만 배럴을 줄여 71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제마진에 따라 공장 가동은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최근 갑작스럽게 공장 가동을 줄이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현재 공장은 풀가동 중"이라며 "회사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해 석유화학은 국내 총 수출액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정유사 최초로 삼성전자에 이어 수출 200억달러를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지난 20년새 수출을 27배나 늘리면서 수출 비중 60%가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정유사들에게 연말을 앞두고 위기설이 등장하고 있는 양상이다. 원인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때문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중동 원유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우려되는 등 내년 석유화학 업계의 전망에 먹구름이 짙게 끼고 있다.
또한 해외 기업들도 최근 정기보수를 통해 생산을 줄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만의 최대 석유기업인 포모사는 하루 84만 배럴 규모의 가솔린 생산라인 가동을 최근 중지했다. 이달초에는 일산 18만 배럴 규모의 상압증류공정(CDU), 8만 배럴 규모의 감압증류공정(VDU) 등의 가동을 중단했다.
싱가폴정유사 SRC도 다음달 29만 배럴 규모의 공장 가동률을 3.7% 가량 줄일 계획이며,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니폰오일도 생산 중단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내 정유사들도 최근 계절적 요인인 난방용 경유 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석유제품 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까지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도화시설에서의 마진을 계산할 때 보는 대표적인 지표인 크렉(Crack) 스프레드(벙커C유와 경유가격 차이)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20~30달러권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 급격한 변동은 없는 상황이지만 내년 전망이 어렵다는 우려 때문에 이 같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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