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을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아직도 자욱한 '유럽발 안개'다. 덩치 큰 이탈리아가 망가지면 모두 끝장이기 때문에 무너지게 둘리 없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지만, 결정적인 '위기 대처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등 포괄적인 대책의 실질적인 진전 없이는 위기감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산 건전성 훼손, 도덕적 해이 초래 등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에 따른 부작용은 많겠지만, 전면적 개입 외에 유럽 재정 위기의 불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평가다.
김 팀장은 "이탈리아는 부채 규모가 너무 커 구제 금융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이탈리아인 스스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긴축을 이끌어 낼만한 정치적 리더십 문제로 귀결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역사적으로 긴축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강했고, 정당 난립으로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오지 못했다.
그는 "ECB가 유럽연합 국가들의 국채를 사주는 시점에서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간 채권 스프레드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ECB의 매입규모가 줄면서 스프레드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ECB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얼마나 빨리 잘 끌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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