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약품 4700개 품목은 제외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정부가 제약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복제약 가격을 크게 내리는 약가제도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약 7500개 의약품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제약 시장규모는 12조원에서 10조원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천차만별 복제약값 일괄 통일

새 제도의 핵심은 '계단식 약가제도'를 폐지하고 복제약 가격을 통일하는 것이다. 현재는 먼저 출시하는 복제약에 높은 값을 매겨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100원짜리 신약의 특허가 끝나 복제약이 시장에 들어오면, 신약은 80원으로 첫 복제약은 68원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두 번째 복제약은 61원, 세 번째는 55원으로 낮아지는 식이다. 빠른 복제약 출시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소비자들이 값싼 약을 빨리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제도는 복제약 가격이 높게 책정돼 건강보험 재정에 압박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높은 마진을 이용해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영업에 치중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복제약값을 '하향평준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새 제도에 따라 내년부터는 100원짜리 신약은 70원, 복제약은 59.5원(70원의 85%)이 된다. 이후 1년이 지나면 신약과 복제약 가격은 동일하게 53.55원(59.5원의 90%)으로 떨어진다.


이로 인한 전반적인 약가인하율은 14% 수준이며, 재정절감액은 연 1조 7000억원(건보재정 1조 2000억원+환자부담금 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에서 발생하는 7800억원을 포함하면 총 절감액은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29%에 달하는 건보료 지출 중 약품비 비중이 약 25%로 줄어들 전망이다.


◆필수의약품 등은 약가인하서 제외


시장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필수의약품 등은 약가인하에서 제외된다. 제약사들이 생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제품이나 1개 성분에 브랜드가 3개 이하인 의약품, 기초수액제 등 4700개 품목은 약값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 희귀의약품이나 마약 등 특수 제품 400여개도 약가를 조금 덜 깎는다. 제약회사들이 연구비를 투자한 개량신약, 혁신형 제약기업 복제약 등은 오히려 약값을 우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제약업계 극렬 반발 예상


복지부가 8월 12일 발표한 초안과 비교하면 '약가인하 제외대상'의 확대가 대표적인 변화다. 또 53.55%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2011년 6월에서 2007년 1월 1일로 조정한 것도 제약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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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도의 기본틀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2014년 이후 단계적 시행, 시장손실액 1조원대로 축소 등을 요구했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1일 생산중단을 포함해 100만인 서명운동ㆍ제약인 궐기대회 등 장외투쟁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는 새 제도가 신약개발에 투자할 여력을 없애고, 수익률을 떨어뜨려 2만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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