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무 첫날, 영등포 쪽방촌에서 원탁토론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시장이 됐다'며 과거보다 권한이 커진만큼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27일 업무 첫날, 영등포 쪽방촌에서 원탁토론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시장이 됐다'며 과거보다 권한이 커진만큼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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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오랜만입니다. 제가 시장이 됐습니다"


27일 시장 업무 첫 날, 마무리 일정으로 영등포 쪽방촌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곳에서 의원을 운영중인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시절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운데 다과를 두고 원탁에서 벌어진 대화에서 박 시장은 몸을 틀어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과거보다 권한이 커진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적용하겠다는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전대미문의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은 첫날 일정을 시민과의 만남으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 새벽 첫 공식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서 영세상인과 만난데 이어 주거 취약지역인 쪽방촌을 찾은 것이다. 전날 서민의 월동준비를 위한 "따뜻한 예산"을 챙기겠다는 당선 소감에 걸맞는 행보인 셈이다.


오후5시께 영등포 쪽방촌에 박 시장이 등장하자 미리 나와있던 주민들은 "직접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와 악수를 나눴다. "박원순, 박원순"을 연호하는 주민도 있었다. 박 시장도 "감사하다"는 말로 환영에 대답했다.

이어 영등포 쪽방상담소에서 이뤄진 쪽방촌 현황 브리핑. 박 시장을 비롯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 행정과장, 영등포 구청장, 그리고 상담소장, 주민 등이 마주보고 앉아 원탁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목재나 합판 소재로 만들어져 화재에 취약한 점, 예산부족을 이유로 10여만원 줄어든 지원금으로 인한 어려움 등 주민들의 호소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쪽방촌 주민 최광일씨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다고 느낀다"며 "불이 날 경우 소방서에서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보존이 어려울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 시장은 "월동대책과 화재로부터의 안전은 너무나 중요하다"며 "적어도 시민들이 굶어서는 안되며 주거도 인간의 존엄성에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시장은 영등포 쪽방촌 주민에게 지속적으로 진료를 제공하는 인근 요셉의원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운재단 시절 지인은 박 시장에게 지역이 재개발이 이뤄지면 의원을 옮겨야 하는 고민을 털어놨다. 자활이 어려운 만큼 음주 등으로 심신이 망가진 주민들 가운데 꾸준한 약물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 "재개발로 화려한 건물이 들어서는데 원주민은 다른데로 옮겨가야 한다면 뿌리가 무너진다"며 "도시개발은 사람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마을공동체 복원을 강조하며 노후 단독ㆍ다세대주택을 유지ㆍ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사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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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박 시장의 행보는 '시민시장'이라는 이름엔 걸맞지만 서울시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서민들의 현장을 직접 찾으면 페이퍼로 여러번 보는 것보다 훨씬 현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집무실에서 서울시정을 익히고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우선순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취임 직후 이날 오전 시장 업무에서 첫 결재로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을 결재하며 복지서울로의 전환을 알렸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부터 초등학교 5ㆍ6학년에 대한 무상급식 예산이 집행된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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