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내준다는 증권정보 사이트 가입해 봤더니
"유료 가입 해야죠" 압박...10% 하락 종목 추천
[아시아경제 이민아 기자, 김종일 기자]“지난주 추천한 종목을 다 보여드리는데도 못 믿으시겠다면 저랑 같이 못 갑니다. 다른 전문가 찾으세요. 왜 자꾸 수익률이 얼마나 되냐고 확인하세요?”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슬슬 짜증이 묻어 나왔다. 기자가 사설 증권정보사이트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한 인터넷방송의 무료상담 전화를 하던 중이었다. '유료회원에 가입하라'는 게 본론이다. 기자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결심'을 다그친다. 안 해도 그만이지만 마음이 약한 투자자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다른 사이트를 통해 나눠본 상담전화도 대부분 비슷한 대화로 끝났다.
'1000% 대박주 공개 임박' 등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운 증권정보사이트들은 화려한 추천주 수익률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대박주를 추천했다는 전문가들의 프로필이나 그들이 추천했다는 대박종목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추천을 했는지, 매수와 매도의 추천시기가 적정했는지, 손실을 낸 경우는 없는지, 전체 추천종목의 평균수익률은 어떠한지, 그들은 일목요연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일단 한 사이트의 무료회원에 가입해 봤다. 곧바로 '상한가 임박한 종목'이라는 추천종목 문자가 들어왔다. '즉시 대출가능하다'는 안내 문자가 뒤따라온다. 추천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되나 들여다봤다. '상한가 임박'했다는 종목들은 이미 12%나 오른 상태였다. 세 종목 중 두 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지만 나머지 한 종목은 10% 이상 고꾸라져 장을 마쳤다.
회원가입 다음 순서는 전문가 선택. 각 전문가별 프로필에는 증권사 출신이나 실전투자대회 경력이 기재돼 있다. 몇몇 실전투자 경력을 확인해 봤다. 수상연도가 실제와 다르거나, 300명뿐이었던 참가자 수를 2만명으로 과장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실전투자 대회는 별명으로 참가해 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 다녔다는 증권사의 이름을 영문 이니셜로 밝히거나 재직 시기를 분명치 않게 소개한 경우도 있었다. 한 행사장에서 '10여년 재무경력자'라 소개됐던 사람이 사이트에는 '15년 전문투자경력자'로 소개돼 있기도 했다.
한 전문가가 관리하는 투자자들은 무료, 유료, 특별회원의 세 등급으로 나눠져 있다. 회원 등급에 따라 추천종목 게시판의 접근과 방송청취 권한에 차이가 생긴다. 특별회원은 전담 연구원이 관리를 해준다고 한다. 월 회비는 50만~300만원.
일요일 늦은 밤 무료 인터넷방송에는 약 70여명이 접속해 있었다. 주가 차트 위에 동그라미와 선을 그려 가며 지난주의 추천종목을 복기했다. 마무리 무렵, 유료회원만 볼 수 있다는 게시판 화면을 보여줬다. 추천종목과 매수가격대, 추천시간을 보여주며 그대로 따라했다면 수익이 났을 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료사이트의 추천주들은 각 증권사들이 내놓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유료회원들에게 주는 차별화된 서비스는 뭘까. 포트폴리오를 금액에 맞게 설계해주고, 매주 관련 보고서가 이메일로 발송되며, 하루에 몇 번씩 시황분석과 전략종목을 문자로 발송해 주는 정도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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