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분석, 15년간 유럽에 등록된 우리나라 해외특허 전체의 9%…50%인 미국 쪽과 대조적
◆우리 특허 미국에 가장 많이 등록=12일 특허청이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와 ‘1995~2009년 세계 각국 해외특허 출원 및 등록현황’을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유럽(EU 회원국 27개 나라)에 등록된 우리나라 해외특허는 약 1만2000건으로 전체(약 12만6000건)의 9%에 그쳤다.
◆수출누적액과 비교할 때도 큰 차이=이는 우리나라 4대 수출지역인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대해 2005~2009년 사이 해외 판매한 누적금액과 비교할 때도 국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중국 다음으로 수출규모가 큰 유럽은 수출액 10억 달러당 17건의 해외특허가 등록돼 수출규모보다 등록된 해외특허규모가 가장 작았다.
분석의 바탕자료가 된 2005~2009년의 지역별 누적수출액과 해외등록특허건수는 ▲미국 2143억 달러(3만2866건) ▲일본 1270억 달러(1만1383건) ▲중국 3915억 달러(1만3063건) ▲유럽 2544억 달러(4309건)로 집계됐다.
특허청은 1995년~2009년 사이 미국은 유럽에 7만5000건, 일본은 5만7000건의 특허를 등록한 것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유럽 쪽에의 특허등록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지에서의 국제특허분쟁에 가장 취약=특허전문가들은 한·EU FTA 발효로 우리 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이 늘기 위해선 더 많은 유럽특허를 확보하지 않으면 유럽특허가 부족한 기업들에겐 현지에서의 국제특허분쟁이 가장 취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술 분야별로 우리는 전기공학분야에서만 5만7000건의 해외특허를 출원해 일본(14만건), 미국(10만건)에 이어 세계 3위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술 분야는 해외특허 출원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특허를 선점하고 있는 미국, 일본, 독일기업과 국제특허분쟁이 생기면 고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미국에서도 우리 기업들 특허등록, 경쟁국보다 열세=한편 우리 기업이 미국에 가장 많은 해외특허를 확보하고 있으나 주요 경쟁상대국들 또한 미국에 우리보다 더 많은 해외특허를 갖고 있어 현지에서의 국제특허분쟁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 15년간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등록한 해외특허는 약 6만건이나 일본은 약 47만건, 유럽은 약 34만건으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미국에서 해마다 유지·관리되는 특허는 미국인들 것이 약 95만건, 미국인 이외 외국인들 것이 약 84만건으로 미국 진출이 많은 우리 기업들로선 현지에서의 국제특허분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영대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많아질수록 외국기업과의 국제특허분쟁도 더 많아질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 국장은 특히 “우리나라 해외특허 확보수준은 규모면에서 해외특허 등록 세계 1위인 일본의 1/5.2, 2위인 미국의 1/3.7, 3위인 독일의 1/1.9에 머물러 더 많은 해외특허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중국 사례를 참고해 세계시장진출을 늘리면서 경쟁국과의 국제특허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해외특허를 꾸준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시장을 꾸준히 파고드는 중국의 해외특허출원은 2005년 약 4000건에서 2009년 약 1만1000건으로 2.8배 불었다. 해외특허등록도 2005년 약 700건에서 2009년 2500건으로 3.5배 늘었다.
☞‘해외특허’ 어떻게 얻나?
국제조약인 파리조약에 따라 출원인이 해당국에 출원해 얻거나 국제특허협력조약(PCT)에 따라 우리나라 특허청 등 국제특허 수리관청에 출원하는 방법이 있다. 해외특허를 받으려면 특허출원→심사(각국 특허청)→ 등록(해당국)→유지관리(출원일로부터 최대 20년까지 가능, 특허권 유지에 필요한 연차료를 안 내면 특허권이 사라짐) 절차를 밟으면 된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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