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독당국 은행 최소 자기자본비율 상향..최소 9%"
은행들 "규제 지나치다"면서 한편으로 보너스잔치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 금융감독 당국이 역내 은행들에 대해 자기자본비율 충족 기준을 예상보다 더 높이는 등 더욱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놓았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은 여전히 고액의 보너스 잔치 관행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은행감독기구(EBA) 집행이사회는 유럽권 은행들의 핵심자기자본비율(티어1 비율)을 최소 9%로 상향 조정하고, 앞으로 6~9개월의 기한 안에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 자본재구조화 작업에 나서도록 하는 규제안을 승인했다. EBA는 유럽 은행들에게 국채 보유분 익스포저(위험노출) 최신 내역을 오는 13일까지 보고하도록 했으며 다음 주에 은행권 자본 부족분에 대한 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금융권과 시장전문가들이 애초 예상했던 6~7%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유럽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정위기국 국채가 평가손(Writedown)이 발생한 것을 감안해 이보다 완화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최소자기자본비율이 9%가 될 경우 유럽 은행권의 자본 확충 필요분 규모는 275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최소 9%를 충족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유로존 각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FT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일부 고위급 관계자들의 경우 은행권 자기자본비율 요구조건 강화를 지지하는 반면 EBA 내 일부 국가 대표들, 특히 독일 등은 반대하고 있어 확고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오는 23일 EU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되는 유럽 재무장관 회담까지 최종 결정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전망했다.
한편 이 와중에서도 일부 대형은행들은 임원들에게 총 보수의 최고 96%까지를 연간 보너스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다는 은행들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금융감독 당국자들의 모임인 금융안정위원회(FSB·Financial Stability Board)는 11일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대형은행 바클레이즈·골드만삭스·크레디스위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여전히 고액 보너스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FSB는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이같은 관행이 심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은행들의 경우 임원 보너스가 전체 보수의 80~98%, 유럽 은행들의 경우 78~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지역 은행들이 38~56%, 일본 은행들이 32~46% 수준인 것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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