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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혁신 아이콘’ 벌써 당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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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영혼 스티브 잡스 사망(1955~2011)

불멸의 ‘혁신 아이콘’ 벌써 당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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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빌 게이츠만큼 잘 알지 못했다. 어윈 제이콥스나 요르마 올릴라, 산제이 자, 이런 이름이 더 친숙했다. 에릭 슈미츠 만큼, 스티브 잡스는 모바일 전문기자로 18년을 보내오는 동안 변방에 놓여있을 뿐이었다.

아주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애플, 맥킨토시 이런 이름들도 익숙하지 않았다. 윈도PC를 쓰면서, 맥은 덜 범용적인 운영체제의 낯선 기기일 뿐이었다. 오히려 내게 그는 괴팍한 인물이었다. 모든 천재가 그러하듯, 고집은 아집에 가까웠다. 타협을 모르는 불굴, 경쟁자를 향한 독설이 때론 상처로 남을 만큼 불완전한 인간이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를 바투 안 것은 2009년 11월부터였다. 마침내 국내 출시된 아이폰3GS를 구입한 게 그때였다. 이전 스마트폰이라고 써온 ‘블랙잭’ 등과는 확 다른 무선인터넷 세상, 그때 비로소 잡스가 궁금해졌다. 세상 밖, 2년 가까이 괴리된 결과였다.

그리고 아직 다 그를 알지 못한 2년 뒤 오늘, 그가 죽었다. 이 기간, 아이폰에 숙련된 마음만큼, 모바일의 진화를 체득한 터였다. 아이폰4, 아이패드/아이패드2 탓, 불면의 밤도 며칠 됐다. 인간의 얼굴을 한 IT, 인문학을 수용한 디지털 디바이스…. IT 혁신과 맞닿았다는 그의 철학엔 채 못 다가갔다. 아쉬움이 더 큰 이유다.

콘텐츠(소프트웨어)의 승리라고도 한다. 냉철한 직관력과 저돌적인 추진력에 점수도 후하다. 재치와 카리스마로 엮는 그의 기조연설은 늘 빛이 났다. 아주 흔하게 절망도 그에겐 희망이었다. 췌장암과 간 이식, 죽음과 닿아 있어 늘 그의 혁신은 날 선 채였다.
애플 이사회가 지난 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스티브 잡스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사회는 “그는 무한한 혁신의 근원이었고, 세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좋게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애플 CEO를 사임한 지 불과 40일 만이었으며 그 순간, IT 역사는 잡스 이전과 이후로 구분됐다.

그는 지난 2003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 이식 수술 등으로 올해 초 3번째 병가를 내는 등 건강 악화에 시달려왔다.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라던 그였다. 명연설로 회자되는 2005년 스탠포드 졸업연설을 통해 잡스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라며 “이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것이 헌 것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역설했다.

‘아이폰4S를 유작으로, 아이클라우드를 완성하러 세상과 작별했다’는 성찬. ‘세상은 잡스와 함께 진보했다’는 성명. ‘당신 자체가 콘텐츠였고 플랫폼이었다’는 헌사. ‘함께 시대를 살아 행복했다’는 애도.

‘스티브, 나의 멘토와 친구가 돼줘서 고맙다’는 마크 주커버그. ‘사용자 경험(UX)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은 내게도 언제나 영감을 줬다’는 래리 페이지. ‘세계는 위대한 예지자를 잃었다’는 오바마. ‘그의 창조적 정신과 뛰어난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삼성….

‘포스트 잡스’는 찾을 수 없었다. 영혼을 잃은 애플에 대한 우려도 크다. 나는 IT가, 모바일이 혁신을 잃을까 그게 두렵다.
잡스, 우리는 벌써 그가 그립다. 굿바이,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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