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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환 낙관론과 '3000억'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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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경이 급변할 때는 똑같은 상황을 놓고서도 진단이 엇갈리기 일쑤다. 요즘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더욱 그렇다.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는 한국 경제의 능력을 놓고서도 지금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낙관론과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맞서고 있다.

어느 나라든 정부는 대체로 낙관론을 펴는 쪽에 선다. 시장에서 비관론이 우세할 때도 짐짓 문제가 없는 듯 자신감을 보인다. 심리전이다. 우리도 그렇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강조한 것이 좋은 사례다. 실체를 속인 낙관론은 재앙을 부른다는 교훈을 남겼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정부가 낙관론에 젖어 팔짱 끼고 있지는 않다"며 "일각에서 부추기는 불안감에 휘둘려 위축될 까닭이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말을 믿고 싶다. 하지만 지구촌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잇따라 켜지고 있는 경고등이 심상치 않다. 국제 경제상황과 맞물려 돌아가는 환율, 외환보유, 무역수지가 동시에 흔들린다. 원화 값이 급락하고 무역흑자 기조가 위태로운가 하면 외환보유액이 격감했다. 무풍지대였던 채권시장의 외국인 순투자 규모까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2008년 리먼 사태와 비교하면서 외환사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제일의 근거는 3000억달러를 웃도는 외환보유액이다. 그렇게 버팀목 역할을 해온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말 3033억8000만달러로 한 달 새 88억달러나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2008년 1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3000억달러를 겨우 턱걸이한 것이다.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 선은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3000억달러가 무너진다면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게 틀림없다. 요동치고 있는 국제 금융환경은 비관적 시나리오가 언제든지 현실화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 다른 글로벌 경제위기는 없을 것이라 누가 자신할 수 있는가.
국제경제가 흔들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확실한 외환 방파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든든한 외환 곳간만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문제는 채우기는 점점 어렵고 새나갈 곳은 늘어난다는 점이다. 박 장관의 말처럼 정부가 낙관론에 젖어 팔짱을 끼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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