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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기획]하-퇴역군인 통해 로비 또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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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기획]하-퇴역군인 통해 로비 또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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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기무사는 지난해 10월 무인항공기를 생산하는 방산업체 D사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은 D사의 간부 황모씨가 타깃이었다. 기무사는 압수수색을 통해 500페이지에 이르는 비밀문서를 찾아냈는데, 흥미로운 점은 D사의 경쟁사인 K사 무인항공기 관련 기밀 서류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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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황씨는 D사에 입사하기전에 방위사업청내 위성항공영상 감시사업팀에 근무했다. 방사청 재직시 황씨는 K사에 무인항공기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았고, 퇴직후엔 이자료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곤 경쟁사인 D사에 취직한 것이다. 군 검찰은 황씨가 차세대 중고도 무인항공기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방사청에서 들고 나온 자료를 활용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한 해 예산만 30조원이 넘는 국방부. 특히 함정, 화력, 감시 등 부문별 무기를 도입하고 정비하는데 투입되는 금액만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무기체계 특성상 거액이 들고, 무기도입을 결정할 때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각 군에서 무기체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면 합동참모본부의 검증을 거쳐 방위사업청에서 무기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의 일부 부서는 방산기업과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되고, 이해관계 역시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게 마련이다. 방산기업 입장에선 정부주도 방산품에 대한 생산업체로 지정만 되면 몇년간의 회사 운영비와 이익을 보장받는다. 방산기업들이 어떤 수를 쓰든 군납업체로 지정받고자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방산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안은 이른바 전관예우. 현역군인에 대해선 접근하기도 힘들고 로비가 잘 먹히지 않으니 제대한 군인들을 취업시켜 로비 창구로 활용한다. 퇴직후 자리를 보장하고 현역에 있을 때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방산기업과 퇴역군인과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에 비유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진노를 사 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줄줄이 옷을 벗은 이른바 '삼성테크윈사건'도 사내 비리가 시발점이 됐다. 당시 삼성테크윈 감사결과를 보고받은 이건희 회장은 "전 그룹 구성원들에게 '나태와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테크윈에서 생산하는 K-9자주포에선 조향장치 작동 이상 등의 결함이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방산기업 65곳에 취업중인 전역군인은 800여명. 특히 취업이 제한돼 있는 기업에 입사해있는 전역군인만 600여명에 달한다.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취업제한 규정으로 입사를 하지 못할 경우 편법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H기업에 취업한 J상무는 현역시절 무기도입 사업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경력 때문에 제대후에 곧바로 취직하지 못하자, H기업 계열사에 들어가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소속만 계열사일뿐 실제 업무는 H기업과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다.

군검찰은 최근 방산비리 분야의 수사팀을 대폭 보강해 방산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금융당국과 수사정보 공조시스템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경찰청과 국세청 등 외부기관에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방사청도 비리근절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노대래방위 사업청장은 최근 전 간부직원과 '청렴실천 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는 금품ㆍ향응 수수 등 청렴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스스로 사직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떠한 처벌이나 불이익도 감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납및 방산비리가 그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국방부는 "군납ㆍ방산비리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군납이나 방산과 관련된 범죄는 국가의 안위를 해치는 중대범죄라는 시각으로 보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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