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최근 무엇보다 주식시장을 괴롭히는 것은 유럽사태가 재정위기에서 신용위기로 전이되는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부 유럽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 필요성과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의 지속적인 자금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율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다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주식시장이 대외변수의 불투명성을 빠른 속도로 반영해감에 따라 향후 반전 포인트가 나타날 경우 그만큼 빠른 회복세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당장은 현실적인 유럽 사태에 대한 해법이 절실한 상황.
사태가 급박한 만큼 대책마련을 위한 유로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일축하는 가운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유럽 사태를 다시 원점에서 살펴보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최근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증시 하락폭 역시 그 이상으로 커지고 있음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기업실적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유동성 위기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의 매력도가 일부 디스카운트되고 있지만, 극단적인 저평가 수준에서 유럽사태의 위기감이 완화되는 시그널이 감지될 경우 메리트가 다시 부각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경우 이미 청산가치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위기와 자산시장의 디플레이션이 더 심화되지 않는다면 강한 하방경직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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