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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우승' 블레이크, 메달 변색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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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적어도 메달의 거머쥔 선수들에게는 그러했다. 볼트의 부정출발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메달의 가치가 퇴색될 것을 우려했다. 바뀐 규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은 다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세계기록(9초58) 보유자이자 디펜딩챔피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부정출발로 실격 아웃됐다. 총성이 나기 전 튀어나가는 모습은 미세한 카메라 판독 없이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명확했다.
다소 김빠진 경기에서 우승은 볼트의 훈련 파트너로 주목을 받았던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에게 돌아갔다. 준결승에서 전체 1위(9초95)로 결승에 오른 그는 9초92만에 결승점을 통과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 뒤는 월터 딕스(미국, 10초08)과 킴 칼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 10초09)가 차례로 이었다.

그렇다면 세 선수는 볼트의 실격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블레이크는 “안타까운 일이다. 볼트는 그런 선수가 아닌데 놀랍다. 자메이카 동료라서 더 그러하다”면서도 “딕스, 칼린스도 그 못지않은 훌륭한 선수들이다”라고 밝혔다. 딕스는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더 집중하게 됐다”고 짧게 답했다.

백전노장인 칼린스는 내내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가 부정출발한 줄 알았다. 기계가 잘못된 줄 알았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이내 “블레이크, 딕스와 나 모두 TV 화면에 잡히기 위해 노력했다”며 “볼트는 안타깝게 빨리 지나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칼린스는 블레이크의 우승이 퇴색될 것을 걱정했다. 그는 “블레이크는 참 빠른 선수다. 누구나 1등은 할 수 있지만 오늘은 블레이크의 날이었다. 그야말로 넘버 1이자 주인공”이라고 우승자를 치켜세웠다.

볼트의 실격은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의 눈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비슷한 질문이 잇따르자 블레이크는 “나는 16살 때부터 이날을 꿈꿨던 선수”라며 살짝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어 “볼트가 나오지 않았다고 재미가 반감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순간을 정말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딕스도 “볼트의 있고 없고 차이는 중요치 않다”며 “그가 뛴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새로 바뀐 엄격한 규정에 대해서도 세 선수는 모두 비슷한 입장을 드러냈다. 블레이크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지금 규정이 좋다”고 말했다. 딕스도 “부정출발을 2회까지 허용했을 때 일부 선수들은 이를 악용했다. 지금 규정은 선수들을 훨씬 집중하게 만든다”고 견해를 밝혔다. 10년 이상 100m 세계무대를 지킨 칼린스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그간 역사를 지켜본 선수로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한 번 정도 봐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블레이크는 “볼트와 우승 뒤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못했다. 내가 월드챔피언이라 너무 바빠 그럴 시간이 없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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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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