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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먹을거리 물가, 왜 이렇게 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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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요사이 물가 급등은 우리나라만의 걱정이 아니다. 특히 먹을거리 값이 올라 물가를 자극하는 문제로 많은 나라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식품물가가 이렇게 크게 오르는 이유는 뭘까.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2월 식품가격지수는 지난 2008년 200에서 2009년 157로 하락했지만, 올해 1월 231, 2월 23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가격지수는 매월 육류와 설탕, 유제품, 곡물, 오일류 5개 항목, 55개 상품의 도매 가격을 수출량으로 가중 평균해 지수화한 값이다.
먹을거리 가격 급등에는 중국과 인도 등 인구 대국의 경제 성장이 한 몫을 했다. 한 마디로 '채워야 할 입'이 늘었다는 얘기다. 전세계 곡물 교역량은 연간 중국 쌀 소비량의 22%, 옥수수 소비량의 58%, 밀 소비량의 126%에 그친다. 시장 규모에 비해 수요가 크다.

인구 대국들이 세계 곡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국제 거래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식량 자급률이 50%에 그치는 우리에게도 직격탄이 된다. 곡물가가 뛰면 그 자체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뿐 아니라 곡물을 재료로 한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 등 개인 서비스 요금도 들썩인다.

신흥국의 밥상이 달라진 것 역시 식품물가 상승의 한 요인이다. 육류 소비가 늘어 가축사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가격이 뛰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지난 5년간 1인당 소득이 39% 늘어 우유와 계란, 육류, 생선 등을 정기적으로 소비하는 인구가 2억2000만명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악화 등으로 주요 곡물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식품물가 불안에 영향을 줬다. 인도 서부지역의 폭우, 중국의 폭설과 홍수, 미국 및 아르헨티나의 가뭄 등으로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은 2.0% 감소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주요국들이 바이오 연료 생산에 곡물을 이용하는 게 걱정거리다. 미국산 옥수수의 40%, 브라질산 사탕수수의 50%가 이미 바이오 에탄올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환경을 살리고, 대체 에너지를 발굴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론 빈곤 국가의 기아 문제를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외에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각종 투기자금이 곡물시장에 몰리는 것 또한 식품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는 지난 1년 사이 쌀 선물 거래가가 70%나 올랐다.

먹을거리 물가가 오르면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이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선진국에 비해 소비자 물가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다. 식품물가의 비중은 BRICs가 평균 39%로, 미국과 독일, 일본의 평균치(17%)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인도의 식품물가 비중은 60.2%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신흥국의 성장에 따라 식품가격 상승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며 "식량안보는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할 이슈"라고 설명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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