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서 '활개'...학부모 주의 및 사법당국 조치 필요 지적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수도권 학부모 A씨는 얼마 전 대학생 딸로부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유명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의 합숙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길래 믿고 보낸 딸이 갑자기 지방에서 근무하게 됐다며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사유를 물었지만 딸은 대답을 얼버무리면서 계속 돈만 보내달라는 얘기만 반복했다.


덜컥 의심이 든 A씨는 딸이 근무한다는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측에 해당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를 문의했지만 "그런 것은 없다"는 답변을 듣고선 '다단계'를 의심하게 됐다.

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속을 태우던 A씨는 결국 이달 초 딸을 찾을 수 있었다. 함께 다단계에 합류했던 딸의 친구가 탈출해 연락이 닿아 소재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경찰까지 대동해 007 첩보 영화같은 대작전을 벌인 끝에 딸을 찾아 집으로 데려왔다.


알고 봤더니 딸이 빠진 곳은 최근 대학가에서 미술,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다단계업체였다.


유명애니메이션업체가 과거 실시했던 애니메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도용해 그림, 애니메이션, 포스터 제작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학생들을 꼬신 후 2~3주간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세뇌시키고 결국엔 건강보조식품을 강제로 떠안겨 엄청난 이득을 챙기는 다단계 판매 회사인 것이다.


이들은 이탈 학생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교육ㆍ숙식ㆍ영업 장소를 수시로 옮겨 다니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건강보조식품을 팔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며 강제로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금을 선결제해야 한다며 "부모에게 전세보증금 등으로 돈을 요구해 결제하라"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애니메이션업체 관계자는 "최근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을 찾는 문의전화가 온 적이 있다"며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우리 이름을 도용해 아이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같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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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합숙 교육을 절대 실시하지 않으며, 아이들을 통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하지않는다"라며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관련 아르바이트를 한다면서 합숙을 하거나 금품을 요구할 경우 일단 다단계로 의심하고 학부모들이 잘 대처하길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의 S사립대, 경기도의 N대학 등에서 방학을 활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장기간 실종되는 바람에 학부모들이 애를 태우는 등 사회적 물의가 심각해 사법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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