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과거 증시에서는 객장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상투'라는 격언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드는 시점에 주식을 팔으라는 조언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한 상황에서 개인들의 주식매수가 급증하며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꼭지를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높아지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예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에서 줄기차게 자금을 빼낸 개인투자자들이 직접투자로 이익을 볼 것인지 아니면 또 상투를 잡을 것인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19일 대우증권은 최근의 개인 자금, 즉 가계 자금의 증시 유입이 상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가계 자금 유입이 바로 상투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었다. 실제 2003~2007년 사이에 진행된 강세장에서는 가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시점 이후 코스피지수가 130%나 올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2~1994년 강세장과 1998~1999년 강세장에서도 코스피지수는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시작된 이후 각각 20%와 88%의 추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제 막 국내 가계가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벌써 부터 주가의 정점 통과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계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쏠림이 주식시장의 중장기 상투를 만들었지만,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시점에서 곧바로 상투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고 진단한다.


그는 최근이 주식투자에 대한 변곡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0년에는 가계자금의 증시 이탈 시기였다. 하반기에는 자문형 랩이 인기를 모았지만 고객예탁금 등 직접 투자금의 순유출규모가 커 직접투자자금의 총 유출입 규모는 마이너스였다.


대우증권이 추산한 2010년 직접 투자자금 순유출 규모(고객예탁금에 개인 투자가들의 매매를 감안한 실질 예탁금 개념 사용)는 3조7918억원. 여기에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순유출 규모 19조1905억원까지 감안하면 총 이탈 규모는 약 23조원에 가깝다. 그만큼 우리 가계들이 철저히 주식을 외면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은행예금 증가규모는 128조원에 달해 사상최대였다. 사상최저 수준의 금리에도 은행을 택한 투자자들의 행보는 '자산증식' 보다는 '원금보전'에 치중했던 셈이다.


그런데 이달부터 이같은 상황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여전하지만 그이상의 직접 투자자금의 신규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자문형 랩에도 거액의 자금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09~10년 사이에 과도하게 진행됐던 예금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반작용이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도 불분명해 주식시장이 대안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학균 팀장은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의 투자 메리트가 희석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이 어느정도 회복되며 한국 가계의 위험자산인 주식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부동산과 주식이 경쟁적인 투자 상품이지만 부동산이 급락하면 주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근과 같이 부동산 상승 기대감이 억제되면서 안정세를 찾은 시점이 증시 상승의 호기라고 진단했다.


과거 주식시장으로 가계 자금이 유입됐던 1994년과 1999년, 2007~08년에도 주택 가격이 횡보하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 시기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도 물가 안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며 한은이 예상외로 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꺽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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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시화될 경우 증권 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거래량 급감으로 사상최고치의 지수에도 수익 부진이라는 고민에 빠졌던 증권사들이 올해 화려하게 부할 할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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