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여러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급결제 방식의 변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신용카드와 함께 인터넷ㆍ모바일뱅킹 등 새로운 결제수단의 이용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1999년 연간 60조원에 불과하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466조원으로 10년만에 7배가 늘었다.
일찍이 일부 경제학자들이 예견한 대로 현금화폐가 전자화폐 등의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성큼 다가온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결제수단의 급속한 확산으로 현금결제가 전체 결제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록 감소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절대 규모 자체는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시중의 화폐유통액은 39조원으로 2000년 말에 비해 7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월23일 최고액권인 오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1년 동안 화폐유통액은 30%나 증가했다.
다양한 결제수단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왜 현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현금은 물품ㆍ금속화폐에 이어 오랜 기간 동안 지급수단으로 사용돼 온 역사성과 함께 국가에 의해 강제 통용력이 부여되는 유일한 법화로서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산망과 같은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어 간편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은 소액결제 시 더욱 두드러진다. 거래정보가 남지 않아 완벽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현금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보기술 발달로 현금화폐가 직면하게 된 진정한 위협은 새로운 결제수단의 확산이 아니라 바로 위조지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는 영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목적으로 전쟁포로 가운데 인쇄기술자를 선발, 모두 800만장이 넘는 파운드화를 위조했다.
이 중 상당량이 2년 동안 영국 등 국제사회에 공급됐고 그 결과 파운드화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영국 경제는 큰 혼란에 빠졌다.
과거 위조지폐의 제작을 위해서는 값비싼 인쇄설비와 상당히 숙련된 인쇄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기술이 발달해 복사기나 스캐너ㆍ컴퓨터 같은 간단한 디지털기기만으로도 진폐로 오인될 수 있는 위조지폐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공유가 일반화되면서 과거 전문조직 등에 의해 이뤄지던 화폐 위조행위가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도 디지털기기에 의한 위조를 방지할 수 있는 첨단 위조방지 장치를 지폐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위조지폐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유통은행권 100만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지난해 3장에 그쳐 영국 233장, 미국 70장, 캐나다 45장 등 외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1999년 중 1377장에 불과했던 위조지폐 발견 장수가 2006년에 무려 2만2000장까지 늘어난 것은 결코 간과하지 못 할 수준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태국 호텔에서 체포된 한국인 의사…한번에 2만원 ...
더욱이 새로운 고액권이 유통되면서 위조 유인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현금의 신뢰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 모두가 위조지폐에 대해 보다 높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