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노조 설립 후 최초의 '무파업' 신화를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 GM대우가 차례로 노사 분규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했고, 르노삼성차도 사측과 사원대표위원회가 무난히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아자동차만이 타임오프제 시행을 둘러싸고 노사가 대립중인데, 이번 주 중 사측이 임단협 개시 요청을 할 계획인 만큼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기아차까지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칠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는 1987년 현대차와 쌍용차 노조가 설립된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는 한 해'를 보내게 된다.
완성차 업계의 노사 분규는 연중행사였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2008년까지 21년 동안 단 한 차례(1994년)를 빼고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20년에 걸친 파업 일수는 359일이었고, 이로 인한 손실액은 11조54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GM대우는 2002년 10월 출범 후 2004년과 2006년, 2008년에 노조 파업을 겪었다. 한 해 걸러 파업을 지속해온 셈이다.
1987년 노조가 생긴 쌍용차도 2000년 이후에는 단 두 차례(2001년, 2007년) 만 파업을 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장기간 점거 농성으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1960년부터 노조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1년부터다. 이후 19년간 단 한 차례도 파업이 없는 해가 없었다. 사측이 주장하는 19년간 누적 손실액은 6조4407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과거와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위기를 겼었던 쌍용차 노사가 무분규에 앞장섰다. 노사는 지난 5월 임금 동결과 함께 노조 유급 전임자 수를 39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내용에 전격 합의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달 임금 7만9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등의 합의안을 노조가 투표를 통해 가결하면서 사상 첫 2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뤘다.
GM대우 노조도 지난달 말 기본급 7만4359원 인상과 격려금 250만원.성과급 200만원 지급 등의 합의안에 찬성,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뤘다.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 역시 올해 무분규가 확실시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기아차 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측은 타임오프제 시행안을 먼저 논의한 뒤 임단협을 진행하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임단협 안에 타임오프제 문제를 포함시켜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현재까지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조차 못하고 있으며, 노조는 지난 6월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고 있다.
다만 사측이 이번 주 중 노조에 공문을 보내 협상 개시를 요청키로 함에 따라 협상 진행을 위한 무대와 분위기를 조성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노사가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측이 무분규 타결을 이룰 경우 현대차 수준의 파격적인 보상을 제안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단행한다면 쾌속질주를 하고 있는 기아차의 발목을 잡게 되는 만큼 비난 수위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년 연속 무파업을 이룬 것도 기아차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타임오프 협상이 향후 업계 전체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만큼 노동계의 관심과 지원을 등에 업은 기아차 노조가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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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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