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입주 불만 패키지를 아시나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입주 불만 패키지를 들어봤나요?"
입주를 앞둔 건설사들이 입주 예정자들의 각종 민원에 쩔쩔매고 있습니다. 아예 입주 패키지가 등장했을 정도 입니다. 불만 패키지는 다음과 같은 순으로 이뤄집니다.
다른 신축 아파트는 입주민들에게 '발코니를 무료로 설치해줬다'더라, '백화점 상품권을 줬다' 등을 운운하며 입주 전 현금성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1차 단계입니다.
2단계는 분양가 할인 요구입니다. 계약금을 환불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입주예정자부터 입주사전점검 행사시 입주지원센터를 찾아와 잔금을 못 내겠다며 4~5시간씩 고함을 지르는 입주예정자도 다수입니다. 극단적 입주예정자는 아파트 관할 구청에 사용검사 승인을 내주지 말라는 민원을 내기도 합니다. 실제 지난 4월 인천의 한 신축아파트의 경우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 내 조경이 인근 아파트 보다 못하다", "마감재가 저급하다", "도로 소음이 심하다" 등의 민원을 집단적으로 제기하며 준공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입주를 둘러싼 건설사와 입주예정자간의 줄다리기는 입주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한 신축아파트 단지에서는 아파트 입주 시 옵션으로 설치된 주방TV의 시청료 부과에 대한 민원이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서비스 해지신청을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었지만 일단 민원부터 제기한 셈이죠. 누수 등의 문제를 언론에 고발하겠다는 민원도 많습니다. 드레스룸의 자재를 다른 아파트의 자재와 똑같은 것으로 바꿔달라고 요구도 있습니다.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계약자들의 불만이 이처럼 패키지로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는 집값입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곳이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미분양 물량을 할인 판매하는 아파트도 있어 기존 계약자가 형평성을 운운하며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입주 불만 패키지에 건설사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중견 주택건설업체일수록 더합니다. 자칫 입주가 되지 않아 잔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죠. 옵션 무료 제공과 잔금 납입일 무이자 연장 등은 기본입니다. 서울 한 아파트단지의 입주를 앞두고 입주자모임 운영진에게 300만원 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민원을 주도하는 입주자모임 운영진부터 먼저 챙겨 불만을 최소화시키고 입주율을 높이겠다는 심산에서죠.
한 건설사 임원은 "솔직히 대단지 아파트를 짓고 나면 누수 등의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입주 후 AS센터 등을 통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분양가를 깎아달라는 요구는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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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화 된 입주 불만이나 쩔쩔매는 건설사나 모두 부동산 불황이 나은 모습이란 점에서 씁쓰레합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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