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고공행진에 귀금속시장 결혼시즌에도 매매급감

국제금값 상승에 1돈 17만9000원 '껑충'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다음달 결혼을 앞둔 김주연(29·회사원)씨는 결혼예물을 준비하면서 남들이 많이 한다는 '순금 세트'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금값이 많이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김 씨는 "금값이 올라 몇해 전부터 돌잔치에서도 금 대신 돈봉투를 주고 받는 게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국제 금값이 국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네 금은방을 비롯해 실제 금붙이를 다루는 곳에선 높아진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반면 시세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펀드 같은 금 관련 금융상품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8일 현재 소매가 기준 순금 1돈(3.75g)의 가격은 17만9000원. 올해 2, 3월 한때 20만원을 훌쩍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값은 아직 사상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5월 말 16만원대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 들어 부쩍 오른 가격에 금 제품을 찾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고 일반 도·소매상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종로 귀금속 매장 대부분은 혼수시즌을 앞두고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종로 Y귀금속도매상가 윤제희 점장은 "최근 국내 금값이 오르는 건 수요가 늘어서가 아니라 공급가격 자체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라며 "투자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지난 5, 6월 금값이 소폭 떨어지면서 이미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최근 되팔려는 사람이 소폭 늘긴 했지만 전체적인 거래량 자체가 한창일 때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인근 다른 가게 점원 역시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연말 혼수철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울상을 지었다.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올라 구입하려는 이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도 커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제 금값 상승이 국내 귀금속시장에 찬바람을 몰고온 셈이다.


국내 최대 금 수입업체 KGTC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국제 시세는 물론 환율에 따라 날마다 변한다. 올 초 국내 금값이 20만원대까지 갔던 이유도 당시 1600원을 넘나들던 환율 영향이 컸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은 가격에 따라 수요량 변화가 극심한 편"이라며 "국제 금값이 널뛰기를 하면서 시중 소매가나 되파는 가격에 대한 문의는 크게 늘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않다"고 말했다. 돌잔치 때 아이들 금반지를 선물하던 관행은 이미 몇해 전부터 금이 아닌 '돈봉투'나 보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선물을 택하는 일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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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붙이를 사고 파는 일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금 관련 금융상품들을 찾는 사람은 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값이 급등하면서 최근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금 적립통장, 금 펀드와 같이 시세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비롯해 최근엔 금광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생겨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시장에서 달러화가치가 떨어진데다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다는 기대감이 겹치면서 한동안은 국제 금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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