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김은별 기자]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었다. 전일 외국인들의 왕성한 순매수 행진이 16일만에 주춤하며 시장도 함께 주춤했다. 최근 들어 강도가 높아져만 가는 투신권의 환매물량 출회도 계속되며 지수가 조정을 보였다. 불과 2주일만에 지수가 100pt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1700선에 도달한 데 따른 속도조절의 성격이 강하다.


이에 따라 수급구도를 좌우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유동성이 유입되는 흐름은 쉽게 수그러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과 내년 초까지 이어질 글로벌 저금리 기조, 크게 절상된 이머징 통화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 원화 환율 등이 그 이유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섣불리 본격적인 조정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상승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전환은 주목할 부분이다. 우선 FOMC 회의 이후 금융시장의 반응이 외국인 매매동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 연준이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 판단에 있어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두말할 것 없이 증시에 긍정적인 코멘트다.


문제는 국채매입 10 월 완료와 함께 모기지담보증권(MBS)과 공사채 매입 종료를 내년 1 분기로 연기한 것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반응이다. 양적완화의 종료시점은 내년 1 분기지만 국채매입 종료와 함께 사실상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로 달러화 반등과 상품시장 약세가 나타났다. 증시 역시 빨라질 수 있는 유동성 축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확대 해석된 경계감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 연준의 향후 정책 정상화 수순은 양적완화 종료를 통한 유동성 회수 이후 금리인상 단행일 것이다. 정부 정책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MBS 매입 종료 연장은 금리인상 시점이 빨라도 1 분기 이후임을 시사한다. 24~25 일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춘 출구전략 공조를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출구전략의 본격적인 실행과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는 시점에서 외국인 매매의 기조적인 변화가 예상되나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단기적으로 수급구도를 좌우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이 관심이다. 그러나 외국인 유동성이 유입되는 흐름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미국의 연준리가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글로벌 저금리 기조는 내년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내 제로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달러화의 반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으며, 따라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이동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지리라 판단된다.


환율 또한 외국인 매수세에 큰 걸림돌은 아니다. 원화환율은 단기에 많이 하락했지만, 상반기 이후로 왕성한 캐리 트레이드 속에서 크게 절상된 여타 이머징 통화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급격한 원화절상을 바라지 않는 외환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겠지만 원화환율이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보다는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유동성 유입의 지속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


여러 논란들 속에서도 증시의 상승 에너지는 여전히 풍족해 보인다. 물론 유동성이 외국인으로 국한되다보니 지수 상승의 수혜가 고르게 주어지지 못하고 특정 주도주들로만 한정되는 움직임은 여전하고, 당장에 쉽사리 변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극심한 차별화 장세에서는 자칫 종목 대응에 있어서 갈피를 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 자신의 투자성향을 기준으로 시장에 대한 세분화된 접근에 나서는 전략도 하나의 적절한 대안이 되라라 생각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당분간 국내증시는 외국인의 매수강도와 환율의 움직임에 의해 등락이 좌우될 공산이 크다. 저항선에 근접한 미국증시(다우지수 1만선), 달러화의 움직임, 정부정책 등이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변수며,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수출주와 내수주가 시소게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외국인이 한국시장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은 FTSE 선진국지수 편입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인식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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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국인과 환율 가운데 어느쪽이 핵심변수이고 종속변수인지는 불분명하다. 최근의 원화강세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뿐 아니라 경상수지 흑자기조 지속, 국가별 금리수준, 위험자산 선호강도, 글로벌증시의 상승무드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환율의 움직임을 핵심변수로 놓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급측면에서 국내기관의 시장주도력이 약화된지 오래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강도에 의해 등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IT와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주들이 사실상 전체 이익개선을 주도해온 만큼 최근과 같은 속도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전체 기업실적에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주식시장과 호흡을 맞추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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