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인 18일 김대중 전(前) 대통령이 서거했다. 현 회장이 예상외 방북 성과를 안고 온 시기와 김 전 대통령 서거 시기가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묘한 우연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를 안타까워했던 김 전 대통령이 현 회장의 방북 성과를 보고 편안히 눈 감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김 전 대통령의 북한 유화정책 덕분에 남북 해빙 무드가 조성됐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진력이 합해져 대북 사업을 성사시킬 수 있었기 때문.
김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은 "어릴 적 가난이 싫어 소 판 돈을 갖고 무작정 상경한 적이 있다. 이제 그 한 마리가 천 마리의 소가 되어 그 빚을 갚으러 꿈에 그리던 고향 산천을 찾아간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그 해 11월 금강산관광이 시작됐다.
관광사업과 함께 현대그룹은 금강산 및 개성공업지구의 사회간접시설(SOC) 사업권도 따냈다. 이후 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에서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으로 이어져오며 금강산-개성-백두산 등으로 대북사업을 확대해갔다. 그 동안 '대북사업=현대그룹'이라는 이미지는 확고해졌다.
그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과 현대그룹의 대북 퍼주기 논란, 대북송금 등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과 정주영 명예회장이 아니었으면 그 많은 사람들이 금강산 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편 김 위원장도 김 전 대통령, 현대그룹만큼은 특별 예우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 애도의 뜻을 전하는 조전을 보냈으며, 최근 현 회장이 방북했을 때에도 대북관광사업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에 대해 통 큰 합의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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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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