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내가 하는 일은 단지 아이들이 적응을 잘 하게 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아이를 대하는 주변사람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자기 직업을 정의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의였다.
그는 '보통 사람'과 '자폐아'간의 경계선을 분명하게 긋지 않았다. "장애도 특성이에요, 그 특성이 재밌기도 하고...인간으로 보면 절대 이상하거나 미워보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햇다. "사람으로 보고, 특성으로 본다면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과 달리) 불쌍해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다운 관점이었다.
그러나 자폐아 치료는 말만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폐아들은 자기를 물어뜯는 등 자해를 하기 일쑤고 또 남을 깨물기도 한다.장씨 또한 8일 오른 팔을 물리기도 했다.그리고 치료에 조바심을 내는 부모를 달래는 일도 쉽지 않다.자폐아 치료는 보험이 되지 않는 탓에 비용부담이 매우 크다.하루 1~2시간 치료하는 데 월 80만원이 든다. 비용부담에 비해 치료는 매우 더디다. 좌절하고 절망하는 부모가 부지기수인 이유다.
장씨는 "아이들보다 오히려 부모 치료가 더 어렵다"면서 "어른이어서 살아온 인생이 있고 그래서 더 변하기 힘들죠"라고 말했다.거꾸로 말하면 자폐아들은 어린 만큼 쉽게 바뀔 수 있다는 말도 된다.그래서 그가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장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들과 부대낀다. 그 후에는 다시 자료 정리와 분석을 위해 저녁시간을 아낌없이 쏟는다. 심신이 지치는 일이다.그래도 장씨는 직업을 바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몸은 힘들지요,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는 게 재밌어요, 순수하고, 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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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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