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49원 '급락'..코스피 1090선대 열흘만에 '최고'
원·달러 환율이 장중 50원 가량 급락세를 타면서 증시에서 금융주가 고공비행을 펼쳤다. 반면 수출주는 미끄럼틀을 탔다. 환율이 장중 1500원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25일 이후 거래일수 기준 열 흘만. 이날 하루 낙폭 37.50원은 작년 12월10일의 53.20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원·달러 환율이 역내외 매물대 공세에 1510원대로 내려섰다. 이는 ▲주요기업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이어지고 ▲역외쪽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된데다 ▲국내 증시가 20p 이상의 급등세를 보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50원 떨어진 1511.50원으로 마감했으며, 코스피 지수는 20.47포인트(1.91%) 상승한 109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 역시 모처럼 훈풍을 맞았다.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28틱 상승한 112.1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급락'..은행들 대외유동성 여건 확보가 '관건'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37.5원 하락한 1511.5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 상승한 1554원에 출발했다. 간밤 역외환율이 소폭 반등하고 뉴욕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으며 전날 소화되지 못한 결제수요가 장 초반 들어오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키워 1561원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내 국내증시가 상승반전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장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 유동성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이 외환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현재 외환보유고 2000억달러 모두 유용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환율안정을 힘을 실었다.
이후 한은이 당초 이날 실시할 예정이었던 통화스왑용 달러 입찰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것이 은행들의 달러 조달 상황이 개선됐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환율 급락의 핵심 원인으로 판단된다.
한은의 스왑 입찰 포기는 그동안 환율 상승의 원인이 됐던 은행들의 대외유동성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같은 영향에 평소 강한 달러매수세를 나타내던 은행들의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외환시장에 확산됐다. 이는 증권시장에서 은행주의 상대적 강세로도 반영됐다.
이외 남북이 개성공단 통행 재개에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완화된 점과 국내카드사들의 비자카드 배당액 국내 유입도 제기됐지만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비자카드 배당금은 150만 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서 국내 달러유동성 여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1500원선을 하향돌파할 정도의 모멘텀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신용불안과 일부 내부적인 문제(조선사, 해운사 등) 등이 재차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환율이 안정추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해석이다.
단기적으로는 1600원 고점인식과 1500원선 저항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결제수요로 지지될 줄 알았던 레벨이 차례로 롱처분과 숏 포지션으로 빠진데다 역외 달러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환율이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이었다"면서 "1550원대 후반에서 역외 매물이 나오며 1500원 중심으로 하방 경직성을 보인 만큼 NDF에서 환율이 1400원대로 진입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600원 단기 고점을 확인했으나 이후 1500원에서 1560원 사이에서 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株의 날'..KB금융 12%↑등 은행업종 10.28% 급등..수출주 '약세'
코스피 지수가 1090선을 훌쩍 뛰어넘으며 상승탄력에 힘을 실었다. 원ㆍ달러 환율이 장 중 1500원 아래로 내려서는 등 폭락세를 탄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0.47포인트(1.91%) 오른 1092.2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뉴욕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인해 약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환율이 진정되자 본격적인 상승 행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개인은 3500억원(이하 잠정치)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00억원, 165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무난히 소화해냈다.
프로그램 매수세도 상승세에 한 몫했다.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2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하며 베이시스(현ㆍ선물간 격차)를 개선시켰고, 이는 프로그램 매수세로 연결, 2100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특히 대형주 위주의 프로그램 매수세는 매기가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로 이동, 코스닥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서고 코스피 시장이 강세를 회복하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이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한 가운데 전기전자(-1.90%), 의약품(-0.82%), 의료정밀(-0.71%) 등은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은행(10.28%)업종이 미 정부의 씨티그룹 추가 지원 검토 소식과 함께 그간의 하락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등세를 펼쳤고, 금융업(7.39%), 전기가스업(4.97%) 등의 강세도 돋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1000원(-2.14%) 내린 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현대차(-2.55%), KT(-0.90%) 등은 소폭 하락세를 보인 반면 대부분의 업종은 상승했다.
포스코(2.61%)와 한국전력(5.50%), 현대중공업(3.39%), KB금융(11.73%) 등이 여기 해당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1종목 포함 529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종목 포함 283종목이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면서 닷새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81포인트(-0.21%) 내린 377.92로 거래를 마쳤다.
◆한은 양적 완화 기대 심리 커지며 5년물 강세..국채선물 112.15(+20틱)
채권시장도 모처럼 훈풍을 맞았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28틱 상승한 112.15로 마감했다. 하지만 채권현물 강세에 따라 저평수준은 전장 수준인 18틱정도로 유지됐다.
이날 국채선물은 3틱 상승한 111.90으로 개장했다. 최근 20일 이동평균선(111.57) 수준에서 지지를 받으며 기술적 흐름이 상승탄력을 유지한데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에서 양적완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여기에 저평이 어느정도 남아있다는 메리트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어 원ㆍ달러 환율이 비자카드 배당에 따른 달러 공급물량 유입과 역외세력의 대규모 달러 매도, 롱스탑, 숏커버 등으로 낙폭을 키우자 국채선물의 오름세가 지속됐다.
기관별로는 외국인이 3635계약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이어 증권이 1940계약, 투신이 105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과 기금이 4533계약과 905계약을 순매도했다. 개인 또한 104계약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이날 고가는 112.19, 저가는 111.85였다. 이날 거래량은 5만4473계약을 기록해 전일 5만1286계약 보다 3000계약 가량 늘었다. 미결제량은 14만5221계약을 기록해 전일(14만7128계약) 대비 2000계약 정도 해소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통위를 앞둔 시점에서 기준그리 인하배팅으로 해석되는 외인의 매수규모가 예상보다 컸다"며 "기술적 흐름, 환율안정 등 제반여건도 좋았다"고 전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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