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불황 속 희망 찾기 '2009 블루슈머 10' 발표
“‘백수탈출’, ‘녹색세대’, ‘거울 보는 남자’를 주목하라.”
통계청은 11일 최근 주요 사회 및 인구통계, 소비통계 등을 분석해 올해 경기 불황 속에서 주목할 만한 10가지 ‘블루슈머(Bluesumer)’ 아이템을 선정, 발표했다.
‘블루슈머’는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뜻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통계청이 선정한 올해 10대 블루슈머는 ▲백수탈출(Job Seekers) ▲똑똑한 지갑족(Smart Consumer) ▲나홀로 가구(Single Household) ▲녹색세대(Green Generation) ▲U-쇼핑시대(Ubiquitous Shopping) ▲내나라 여행족(Intrabound Traveler) ▲자연애(愛) 밥상족(Love Organic Food)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Baby Expecting Couple) ▲거울 보는 남자(Grooming) ▲가려운 아이들(Itchy Kids) 등이다.
▲백수탈출=통계청의 올해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준비자는 56만8000명에 이르며, 구직단념자도 16만5000명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1월 신규 취업자는 작년 같은달에 비해 10만3000명이 감소했는데, 이중 20대와 30대 취업자 수가 각각 전년 동월대비 19만9000명과 11만3000명이 줄어들면서 청년층 구직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실업 탈출과 고용 유지로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취업 지원사이트 시장과 취업예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미용 및 요리 학원, 성인 대상 영어학원 등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진로 및 적성검사 대행업, 이미지 컨설팅, 헤드헌팅 등의 취업지원 시장과 창업컨설팅, 교육 등 창업지원 관련 업종도 이와 더불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똑똑한 지갑족=통계청의 ‘2008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물가 상승을 고려한 지난해 4분기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02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또 ‘소매판매액’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내수시장에서 내구재(승용차 등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제품)와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 가능한 비교적 저가의 개인용품)의 판매액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득이 줄면 당연히 소비 패턴도 변하게 마련. 그러나 과거 ‘IMF외환위기’ 때처럼 무조건 안 쓰고 안 먹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아니라 초저가 상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효용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품 거래와 대여업의 ‘호황’이 이를 방증해준다. 아울러 자녀 교육 문제와 관련, 엄마와 아이가 함께 배울 수 있는 영어 뮤지컬 학원이나 어머니 독서 교실, 가정용 학습교재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나홀로 가구=통계청에 따르면, 1995년에 164만가구였던 1인가구가 올해는 342만가구(추계치)로 1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12.7%에서 2007년부턴 20%를 넘어섰다.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는 젊은 층과 혼자 사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소비지형도 바뀌고 있다. 대형 할인점에선 원래 제품을 대용량으로 포장해 싸게 파는 게 주된 판매 형태였지만 요즘엔 소용량 포장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울러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싱글산업’의 경우 가구, 가전, 여행, 대행업, 식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긴 소파 대신 혼자 앉아 책을 읽고 TV를 시청할 수 있는 1인용 소파나 소파 베드, 또 스마트폰과 PMP 등의 소형 복합가전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다. 주택시장에서도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주택인 ‘미니 아파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녹색세대=지식경제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6년 기준 5억9950만tCO₂(이산화탄소톤, 각종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단위)로, 선진국 온실가스 의무감축 기준 해인 1990년 배출량(2억9810만tCO₂)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세계 10위권이다.
녹색세대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개인 건강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 생활 속 탄소 저감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에너지 절약 제품 등 탄소 배출량이 적은 상품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 태양전지를 이용해 노트북, MP3, 휴대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배낭과 태양광을 이용한 캠핑등과 태양열 조리기구(솔라 쿠커) 등이 이미 판매 중이며, 절수형 변기, 콩기름으로 인쇄된 책자, 페트병을 재활용한 의류 등 친환경 생활용품 등이 유망아이템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U-쇼핑시대=통계청의 ‘전자상거래 및 사이버쇼핑 동향’에 따르면, 2008년 전자상거래 규모는 629조967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쇼핑 거래액은 18조1460억원으로 전년 15조7660억원에 비해 15.1% 늘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쇼핑의 편의성, 불경기에 따른 가격 경쟁력 등의 강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기반 상거래는 초기엔 의류나 전자제품이 판매의 주축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야채와 생선 등과 같은 신선식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컨설팅 업종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쇼핑몰 사이트 구축, 호스팅 제공, 스튜디오 렌탈, 촬영 대행, 정보 제공 및 교육 등이 이른바 ‘U-쇼핑시대’에 각광 받는 업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내나라 여행족=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출입국 및 관광수지 통계’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관광지출이 지난 2007년 158억8000만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엔 126억4000만달러로 급감, 전년대비 20.4%가량 하락했다. 반면 관광수입은지난해 90억2000만달러로 2007년의 57억5000만달러 대비 56.9% 급등해 관광수지가 크게 개선되었다. 내국인 출국자수도 2008년에 총 1199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약 10% 감소했다. 내국인 출국자수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약 5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8년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반해 국내여행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소비지출도 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이 자사 사이트의 국내 여행상품 거래 건수를 조사한 결과, 2008년 하반기 거래 수는 상반기에 비해 81.3% 증가했고 올해도 증가 추세다. 저렴한 가격의 당일 테마 여행 상품은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19% 증가했다. 지난 2000년 2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도 지난해엔 1조8000억원(추정)으로 늘어났으며, 매년 20%씩 성장하면서 불황을 모르는 아이템이 되고 있다.
▲자연애(愛) 밥상족=통계청이 발표한 ‘2008 사회조사’ 중 사회 안전에 관한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9.0%가 유해 식품과 식중독 등 먹거리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수입 식품에 대한 불신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농산물의 농약 오염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국산은 불안도가 40.4%였지만 수입 농산물은 두 배 이상 많은 87.0%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유기농ㆍ친환경 제품과 각종 안전 인증을 획득한 프리미엄 식품군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 취급 점포수가 2000년 352개에서 2008년 4월 말 기준 1650개로 늘어났다.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방법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간이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건강보험공단의 ‘2005~2007 불임증 질환 진료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불임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5년 13만995명, 2006년 14만9369명, 2007년 16만458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불임 방지 요가 클래스, 불임 여성을 위한 다이어트 상품 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불임 방지 의자, 불임 방지용 남성 속옷, 체온 및 배란일 측정기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거울 보는 남자=통계청의 ‘200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5~24세의 남자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문제 중 ‘외모’가 9.9%로 공부(41.4%), 직업(22.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외모 고민 6.7%에 비해 3.2%포인트 증가한 것이며, 앞으로도 이 비율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외모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화장하는 남자들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남성화장품 시장은 화장품 전문점 판매액 기준 2005년 4000억원, 2006년 4500억원, 2007년 5000억원의 시장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백화점 등 다른 유통채널까지 고려하면 2008년은 6000억 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화장품의 품목도 단순한 로션 등 스킨케어 제품뿐만이 아니라 색조 화장품이나, 각종 기능성 제품들도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용 가방과 액세서리 등 소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몸매 보정 속옷을 찾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가려운 아이들=보건복지가족부의 ‘2005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2001년 12명에서 2005년 91.4명으로 4년 만에 7.6배나 증가했다.
아토피 환자의 증가는 친환경 청소제품, 새집증후군 방지 제품, 유기농 의류 등 아토피를 예방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증가로 연결된다. 최근엔 통나무로 지은 집에서 유기농 음식으로 아토피를 치료하는 단기캠프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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