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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TF 합병 공방전, 2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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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합병반대'에서 '필수설비 분리' 요구로 선회..KT도 적극적인 대응 모색

KT-KTF 합병을 둘러싼 이동통신 업체간 논쟁이 2라운드로 돌입했다.

그동안 KT-KTF 합병 추진에 무조건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SK텔레콤이 '필수설비 분리' 등 구체적인 조건을 들고 나오는 등 변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말을 아껴온 KT도 공론의 장에 나설 것을 검토하는 등 KT-KTF 합병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KTF 합병 논쟁이 국회로 옮겨지면서 SK텔레콤의 대응 전략이 '무조건 합병반대'에서 '필수설비 분리' 등 구체화된 조건 제시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논의 자체를 차단하기 보다는 강력한 조건을 내걸어 실익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이형희 SK텔레콤 전략실장은 "KT가 KTF를 합병하게 되면 KT발 '디밸류에이션(가치하락) 악순환'이 전체 방송통신 시장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진다"면서 "전체 방송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KT의 필수설비에 대한 구조분리(법인 분리)를 국회에서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브로드밴드 정태철 CR실장도 "KT가 가입자망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경쟁제한 요소"라며 "이를 분리해서 별도 회사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LG텔레콤이 KT-KTF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필수설비 분리 등을 내걸고 있는 만큼 KT-KTF 합병을 둘러싼 논쟁이 합병 자체를 논하는 '총론'에서 합병 조건을 따지는 '각론'으로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비 KT 진영이 문제삼은 '필수설비'란 전화국에서 가입자 주택까지 연결되는 관로와 통신주(전봇대) 등을 가리킨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KT가 보유한 필수설비 지배력은 민영화 이전 국영 독점시절 때 대부분 형성된 것"이라며 "경쟁 사업자가 관로, 통신주를 새로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가능하더라도 천문학적인 공사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측은 KT가 경쟁 사업자에게 필수설비를 대여토록 하는 전기통신설비 의무 제공제도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꼬집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2008년말까지 SK브로드밴드가 KT에 486개의 필수설비 대여를 신청했으나 이 가운데 67개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필수설비를 분리하라는 것은 합병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SK텔레콤에게 기지국을 떼어내고 가상이동통신망(MVNO)으로 사업을 하라는 것과 같은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KT는 또한 필수설비 대여 건수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 대해 "2008년 상반기까지 필수 설비를 단 한차례도 대여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다가 하반기 들어 480여개를 한꺼번에 빌려달라고 한 것은 저의가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오히려 비판의 날을 세웠다.
 
KT는 10일 국회 토론회에 불참했지만 16일 여야가 공동 개최하는 행사에는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그동안 경쟁사들의 주장에 수세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SK텔레콤이 강력한 조건을 제시해온 만큼 KT 또한 공세를 강화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16일 토론회에는 업계는 물론 합병의 열쇠를 쥔 방송통신위원회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불참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경쟁사의 의도가 KT를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16일 국회 토론회는 매우 중요한 만큼 나가서 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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