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여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비롯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의 실적발표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다수 발생했던 지난 한 주간 주식시장에서는 하루하루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40포인트 넘게 하락해 여전히 투자심리가 냉랭한 점을 반영하고 있다.
설 연휴로 인해 주식시장이 3거래일만 개장되는 이번 한 주도 큰 기대는 접어야 할 듯 하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연초효과로 이어져온 반등국면의 끝자락이 보인다며, 이제는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해소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여파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3개월은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대내외 금융위기 봉쇄를 위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최악의 금융기능 불능 상태를 벗어나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공급과잉 해소와 부실자산의 정리를 목표로 한 불가피한 구조조정 과정이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침체 상황은 계속되고, 증시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신용기능 회복을 위한 미국정부의 양적조치가 한층 강도를 높여갈 것이고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글로벌 주요국의 자본확충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난해 9~10월의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은 낮다"며 "재정확대정책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상승하고 있고, 실제로 재정확대정책이 경기침체를 진정시킬 수 있는 핵심요건이기 때문에 이미 글로벌 주요국의 재정확대 규모는 증가일로에 있고, 그 집행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주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와 주요 경제지표는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며 "4분기 실적시즌을 전후로 금융권 손실이 확산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금융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는 것도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은행의 경우 미국 모기지 관련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부실규모가 알려지지 않고 있어 경계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유럽을 비롯한 미국 금융주들이 최근 급락세를 나타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유럽 금융사들의 부실 규모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기 전까지 국내 주식시장 역시 불안감을 떨쳐내기는 어렵다는 것.
하지만 그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모멘텀이 급격하게 악화된데다 지수 반등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마저 낮아진 상태에서 주식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모멘텀이 각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대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크와 기회가 함께 공존하는 시장상황에서는 굳이 지수의 방향에 베팅하기보다는 종목별 대응전략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도 하다.
권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의 경우 순매수 상위 100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주 비중이 28%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대형주 비중은 각각 57%와 53%에 달한다"며 "1월 이후 대형주 전반적으로 코스피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낸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의 상대수익률이 각각 1.0%p와 3.9%p로 코스피를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종목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국면에서는 펀더멘털만을 가지고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최근 기관투자가 순매수 상위 종목군처럼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의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수급적인 대응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애널리스트 역시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을 조언했다.
그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안정성과 위험 민감도가 낮은 업종 대표주와, 대내외 산업구조조정시 생존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주, 재정확대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에너지ㆍ소재ㆍ산업재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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