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관세 수입증가로 더 걷힌 세금 3조 넘을 듯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1998년 환란이후 10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3.4%를 기록했다.

또 KDI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2.6%로 예상하는 등 올해 경기위축이 당초 예상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새로이 정부 경제팀 수장을 맡게 된 윤증현 재정장관 내정자는 평소 "적자재정을 감수하고라도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누차 강조해 왔다는 점도 추경편성 논의에 탄력이 붙일 것으로 보인다.

◆"추경 없이 부양없다"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면서 추경예산 편성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논의가 본격화되지는 못했다.

정치권은 이미 추경편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야당인 민주당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예산이 위기 극복용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며 추경필요성을 제기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또한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추경 편성이든 모든 할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벌써 추경편성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35조원의 감세와 16조원의 재정지출이 추가된 수정 예산 집행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가 시작된지 아직 한달도 채 안됐다"며 "정부가 마련한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먹히는지 좀더 지켜보고 추가 재정지출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재정적자는 한번 누적되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추경편성으로 재정적자를 확대하는 것은 재정건전성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경 규모 얼마나 될까
지난해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과 쓰고 남은 예산을 합한 '세계잉여금' 규모는 3~4조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악화에도 불구 상반기중 실적호조로 법인세 수입이 늘어난데다 환율 급등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올라 관세수입도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는 15조3000억원의 세계잉여금중 일부인 4조5711억원만 추경편성 예산으로 편성하고 나머지는 국채상환 및 지방교부금 등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대적으로 경제난이 심각한 수준인 만큼 세계잉여금은 물론 추가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추경편성 규모를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오는 4월 10일에야 결산이 끝나는 만큼 세계잉여금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수 없다"고 전제하며 "법에 지방재정교부금과 공적자금 상환에 우선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추경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는 세계잉여금의 3분지 1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추경편성 당시 논란을 빗어던 국가재정법상 추경요건이 대폭 완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이 주도해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절차만 남아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국가재정법이 제한한 추경편성범위를 '전쟁·국가재난 등'에서 '이미 확정된 예산을 시급히 변경할 필요가 있을 경우'까지로 편성 자율권을 대폭 완화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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