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학교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의 형사책임 범위를 조정하는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중 핵심 방안은 교사를 대신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송을 수행하는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이다.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법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제도가 향후 입법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방안이 추진되는 것은 최근 법원이 현장체험학습 사고와 관련해 교사의 형사책임을 인정한 이후, 소풍·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춘천지방법원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2022년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솔 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3고단1158). 재판부는 교사가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인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교사는 "실제로 우리 학교도 현장체험학습을 거의 진행하지 않고 학교 안 체험형 수업이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주변 학교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바뀌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의 '추억'을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을 교사가 전부 떠안아야 한다면 교사가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체험학습을 해야 하느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및 관련 단체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나 분쟁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교사를 대신해 소송 주체로 나서게 하는 '국가소송책임제'를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교사 개인이 형사·민사 소송 과정에 직접 대응하지 않도록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천하람(변호사시험 1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4월 29일 이 대통령에게 "교사들이 소풍·수련회·수학여행을 꺼리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문제가 아니다"며 "'장 담그다 장독이 깨졌을 때 일선 선생님들이 독박 책임을 지는 게 문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악성 민원이 들어와도 누구도 방패 역할을 해주지 않고 사고가 나 고소·고발이나 민사소송이 들어오면 선생님 보고 알아서 대처하라고 한다"며 "교사들이 경찰서와 법원을 다닐 필요 없게 하는 국가책임제를 추진하면 교육 현장이 더 활기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4월 28일 국무회의에서 체험학습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단체 활동과 현장 체험이 중요한 학습인데 안전사고 우려나 관리 책임 부담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냐"고 질의했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4월 30일에는 교육부와 법무부에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해 각계 의견을 공개 토론을 통해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변성숙(변시 2회) 에듀로 교육법률연구소 대표변호사는 "교육활동 침해나 학교 안전사고와 관련한 사건에서 단순히 변호사 선임 비용만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교사들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가가 직접 소송을 수행하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교사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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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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