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5% 맞교환·블록딜 처분
이상준 대표 지분 4% 그쳐
영업현금흐름 적자 속 자금 확보

현대약품 현대약품 close 증권정보 004310 KOSPI 현재가 8,620 전일대비 290 등락률 -3.25% 거래량 388,366 전일가 8,91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현대약품, 600억 규모 자사주 매각…우호지분과 교환 현대약품, '미에로사이다 에너지' CU 단독 출시…내달 한 달간 1+1 진행 현대약품 아트엠콘서트,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문태국 첼로 리사이틀 개최 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 대부분을 타 제약사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너 3세의 지배력 보강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 비중이 18%를 상회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으나 회사가 소각 대신 의결권이 부활하는 처분을 선택하며 주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지난달 26일 자기주식 478만654주(14.94%)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규모는 약 612억원으로, 이 중 150만주는 기관투자자에게 블록딜로 매각하고 나머지 328만여주는 신풍제약·대화제약·삼일제약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형태다.

'자사주 소각 0회' 현대약품, 결국 오너 지분 방어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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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대약품은 그간 주가 안정을 명분으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18.33%의 비중을 쌓았으나 지금까지 소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번 자사주 처분 선택이 오너의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최대주주는 2세 이한구 회장(17.88%)으로 실질적으로 경영 중인 3세 이상준 대표의 지분은 4.22%에 불과하다.

평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제3자에게 처분되는 순간 의결권이 부활한다. 만약 이번 물량을 모두 소각했다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 이상준 대표 지분이 약 5.1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겠지만 우호 제약사들과의 맞교환을 택하면서 현대약품은 약 10%가 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이 낮은 오너 입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곧 지배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상법 개정 취지에는 역행하면서 실리를 챙긴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약품의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현대약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억원으로, 전년(103억원) 대비 약 75% 급감했다. 특히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신약 임상 비용과 공장 증설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업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자 기관투자자와 블록딜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약품은 이번 처분의 목적을 천안공장 증설과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HDNO-1605) 임상 자금 확보로 설명했지만 단기간 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현대약품은 전체 매출의 83.4%를 '테놀민' '레보투스' 등 기존 완제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은 국내에서 임상 2b상을 진행 중인 HDNO-1605가 유일하다. HDNO-1605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상 임상승인계획(IND)을 승인받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국내 허가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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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도입 직전 의결권 부활을 선택하면서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1만3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만원 선까지 밀려났다. 업계에서는 남은 자사주 물량(약 3.4%)에 대한 처리 방향이 현대약품 주주가치 제고의 진정성을 가늠할 마지막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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