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혹은 수십 년째 연락이 끊긴 사람일지라도 종종 생각날 수 있다. 명절이나 어떤 특별한 날이면 '이번에야말로 연락을 해볼까'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나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들은 다시 잊혀진다. 두렵기 때문이다.
피츠버그 대학교의 페기 류 교수팀은 연락에 관한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회적 유대감은 있으나 연락이 뜸했던 사람을 고르게 했다. 그리곤 그 사람에게 보낼 짧은 메시지를 쓰게 했다. '오랜만에 메시지를 받은 그 친구는 과연 얼마만큼 고마워할까요?'라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매우 박했다. 그들은 상대방이 메시지에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
결과는 전혀 달랐다. 메신저 수신자들에게 해당 메시지의 느낌에 관해 1점(전혀 감사하지 않다)에서 7점(대단히 고맙다)까지의 척도로 예상 점수를 쓰게 했더니, 평균 점수는 6.2점이었다. 보낸 사람의 마음과 달리, 받은 사람은 매우 환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대감이 약한 관계에서는 특히 더 큰 감동을 받았다. 깊게 교류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을 여전히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알고는 뜻밖의 기쁨을 느낀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아주 작은 용기와 행동만으로도 '연결'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1960년대 초 미국의 과학자들은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7개 요소를 정리했다. 금연, 절주, 적정 시간의 수면 등이었다. 이는 공중보건 지침의 기반이 됐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이들 연구진은 그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해 1개 요소를 더 추가했다는 것이다. 8번째 비밀은 '사회적 연결'이었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롭슨은 타인과 연결을 두려워하지 말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말한다. 사소한 연락, 잠깐의 소통조차 커다란 가치를 안겨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300여편이 넘는 심리학적 과학적 학술 논문을 검토했다. 타인과 의미있는 유대관계를 형성하면 상처는 더 빨리 아문다고 한다. 감염 위험이 감소하며 알츠하이머나 심장마비,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게다가 집중력과 기억력,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도 향상된다. 타인과의 연결, 사회적 유대야말로 행복과 건강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좋은 얘기이지만, 혹시 내향인이라면 질색할 법한 얘기다. 내향인들은 '연결'에 대한 태생적(!) 거부감이 있다. 이들의 인생 모토는 '이불 밖은 위험해!'이다. 혼자가 편하고, 관계맺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내향인들이라면 '연결은 그래도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연결이 주는 가치에 대해 내향·외향인의 구분을 두지 않는다. 혼자가 편하게 느껴지더라도, 혼자라 행복하다 할지라도, 연결은 거기서 더 나은 가치를 안겨준다.
저자는 우리가 더 만족스러운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는 13가지 법칙을 도출한다. 내향인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상세한 행동전략도 각 장의 요약과 함께 정리돼 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 관계를 더욱 편하게 만들고 오래 유지하는 팁 등 일상 속의 인간관계 노하우가 담겼다.
연결의 법칙 | 데이비드 롭슨 지음 | 김수진 옮김 | 까치 | 424쪽 | 2만2200원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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