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23%↑, 매매지수도 2년 만에 상승 전환
월세 수익률 4.78%…2020년 이후 최고, 투자수요도 유입
공급은 2년 새 78% 급감…수요 몰리며 가격 불쏘시개
서울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매매가격도 2년간의 하락세를 끝내고 반등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찾는 실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에 이어 서울 오피스텔 시장도 거래량과 가격이 상방 흐름을 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오피스텔 임대 관련 정보지가 게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5756건으로 전년 동기(4683건) 대비 22.9% 증가했다. 거래가 활기를 띠자 매매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 지수는 올해 0.27% 상승한 123.83을 기록 중이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으나 2년여 만에 오름세로 반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0.27%로 서울 이외 지역은 하락세를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지수는 2022년 125.76으로 정점을 찍고 2023년(124.05), 2024년(123.49)까지 2년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들어 상승 전환됐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에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은 아파트의 대체재를 찾는 실수요와 월세 수익률 상승을 노린 투자수요가 함께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서울 지역 오피스텔의 임대 수익률은 평균 4.78%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2020년 이후 가장 높다. 2022년 8월(4.29%) 이후로 33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영등포·양천·동작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이 올해 들어 0.61%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위치한 서북권(0.24%)과 동북권(0.08%), 동남권(0.06%) 등이 뒤를 이었다. 도심권(-0.09%)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오피스텔 시장이 활발했던 2020~2021년 실거래가를 뛰어넘은 단지도 있다. 강남구 '도곡푸르지오' 전용 113㎡는 지난 4월 17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에 기록한 신고가였다. 거래 자체가 거의 없었다가 수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초구 '서초트라팰리스' 전용 84㎡도 3월 11억원에 손바뀜되며 기존 최고가보다 4억원 상승했다. 4년4개월 만의 신고가였다. 강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아파트 구조와 유사한 중대형 오피스텔 단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천구의 대표적인 주거용 오피스텔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는 지난달 26억6000만원, '목동파라곤' 전용 82㎡는 월 14억60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들끓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103호실이다. 지난해(4077호실) 대비 23.9% 감소한 수치다. 2023년(1만4479호실)과 비교하면 78.6% 급감한 규모다. 공사비, 금융 조달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하며 인허가와 착공이 잇달아 지연된 탓이다. 정부는 전용면적 60㎡ 이하이면서 취득가격 6억원 이하(수도권 기준·지방은 3억원 이하)인 주거용 오피스텔을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2027년까지 연장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급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거래는 사실상 멈췄다고 볼 정도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는 아파트 대비 자산가치 하락 폭이 컸던 학습효과로, 시장의 명확한 선호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서울 오피스텔은 입지 프리미엄과 대체 주거 수요 유입 덕분에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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