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아얄라’ 퍼포먼스, 귀빈 환대 전통의식
201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소복 차림의 아랍 소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머리를 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 중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받은 이색적인 환영식의 한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 회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카타르를 거쳐 도착한 중동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지였다.
아랍에미리트는 2008년 조지 W. 부시 이후 17년 만에 자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자 양옆으로 늘어선 20여 명의 소녀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일사불란하게 흔들었다. 얼핏 오싹하게 느껴지는 이 풍경은 아랍에미리트에서 귀빈을 맞이할 때 하는 전통 의식 '알 아얄라'(Al-Ayyala)다. 사막의 '기사도' 문화에 기반한 알 아이알라는 시 낭송, 북 연주, 전투 장면을 재연한 춤 등이 포함된 공연 예술이다. 2014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보통 남자들이 두 줄로 서서 막대기나 칼을 들고 북을 친다. 북소리에 맞춰 여자들은 머리를 흔든다. 의식을 통해 귀한 손님에게 영적인 축복을 내리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대와 성별, 계급의 경계를 허물고 포용하는 의식으로서 민족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으면서, 알 아이알라는 국경일 등 행사나 결혼식 등 잔치에서 널리 행해지게 됐다.
소녀들의 격한 환영에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들어 주먹을 쥐어 보인 뒤 회담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어 환영 의식 후 기자들을 향해 "아름다운 도시다. 정말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대받는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기괴하다" "주술 의식 같다"는 반응부터, 중동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드러낸 모습에 "생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은 미국에 거액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UAE는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 4000억 달러(약 195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술,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부문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UAE와 투자 유치 등 2000억 달러(약 280조원) 규모의 상업 거래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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