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0일 우리나라 수출이 두 자릿수 급감하며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미국의 품목별 관세 강화와 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 수요 위축이 수출 감소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이 1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줄었으며, 수입도 146억달러로 15.9%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무역수지는 1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소폭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4.0% 증가해 전체 수출 부진을 일부 완화했으나, 승용차(-23.2%), 석유제품(-36.2%), 선박(-8.7%) 등 주요 품목 수출이 동반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 비중은 26.6%로 전년 동기 대비 8.8%포인트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대만(14.2%) 수출이 증가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20.1%)을 비롯해 미국(-30.4%), 베트남(-14.5%), 유럽연합(-38.1%)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주요 3개국(중국, 미국, 베트남) 수출 비중은 48.7%를 차지했다.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10.6%), 승용차(22.1%) 등이 증가했지만, 원유(-6.1%), 반도체(-8.2%) 등 주요 품목의 감소로 전체 규모가 축소됐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 가스, 석탄을 합쳐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이번 수출입 부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이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부터 미국이 적용한 품목별 관세 강화 조치가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담을 안게 되면서 현지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이에 따른 수출 물량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 속에 수출 회복세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세청은 "조업일수 변동 등 단기적 요인에 따른 영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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