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DP 4만 달러 달성도 2년 늦춰져
올해 성장률 하향…한국 가장 큰 폭으로 낮춰
IMF "정치 상황 변화도 함께 고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내년부터 대만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1인당 GDP 4만 달러 돌파 시점도 당초 전망보다 2년 늦춰진 2029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IMF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46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3만4822달러)보다도 낮은 수치다. 내년 한국 1인당 GDP는 3만5880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3만9321달러)와 보다 3441달러 낮은 수치다. 반년 만에 8.8%가 떨어진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내년에는 대만이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만의 1인당 GDP는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에 한국 1인당 GDP를 추월할 것이라고 봤다. 국내 상황은 중장기로 확장해도 어두웠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대만이 3만8076달러, 3만9452달러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대만을 다시 앞지르는 것은 2030년에야 가능하다고 봤다.
이러한 예측은 국가별 실질 성장률 전망치와 맞물린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내년 1.4%, 2027년 2.1% 등으로 회복되다가 2028년 2.1%, 2029년 1.9%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만은 내년 2.5%, 2027년 2.4%, 2028년 2.3%, 2029년 2.2%로 점차 하락하더라도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IMF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1인당 GDP가 2027년에 4만1031달러를 기록하며 4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저성장 고착화 조짐이 짙은 데다 고환율과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전쟁이 맞물린 점을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IMF는 최근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 폭이 가장 컸다. 성장률을 2.0%에서 1.0%로 반토막 내면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낮췄다.
이에 더해 정국 혼란에 따른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도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은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은 한국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을 두고 "관세 조치 영향뿐 아니라 지난해 말 이후 국내(한국) 정치 상황 변화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한국은 실질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2%로 뒷걸음질 치며 우려했던 역성장이 현실화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0.1% 줄었다. 작년 1분기 1.3% 성장 이후 4분기 연속 '제로 성장'을 하는 것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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