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후루에, 야마시타, 하타오카 조화
일본 LPGA 올해의 신인 포인트 톱 3 점령
스윙코치, 트레이너 고용 완벽한 시스템 구축
본격적인 해외 도전 이제 풍성한 수확의 계절
"일본 여자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미녀골퍼' 김하늘의 진단이다. 그는 24일 "일본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당분간 세계 여자 골프계를 호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늘은 일본 여자 골프 전문가다.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8승을 거둔 뒤 2015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6승을 수확했다. 2021년 11월 은퇴 이후 방송과 유튜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하늘의 말처럼 일본 선수들은 올해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예전엔 스윙이 엉성했지만 이젠 흠잡을 데 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루키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의 신인 부문을 주름잡고 있다. 톱 5에 무려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키가 167cm인 다케다 리오는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갖추진 않았지만 비거리와 아이언 샷이 정확하다.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작년 JLPGA 투어에서 8승을 쓸어 담았다.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을 독식했다. 지난해 11월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한 뒤 이듬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고, 지난달 블루 베이 LPGA에서 정상에 올랐다. 올해의 신인 포인트 1위(341점)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야마시타 미유 신인 포인트 2위(230점), 쌍둥이 골퍼인 이와이 아키에 3위(165점), 이와이 치사토가 5위(102점)에 포진했다. 일본 선수들의 독주를 저지할 경쟁자는 지난주 JM 이글 LA 챔피언십 우승자 잉리드 린드블라드(스웨덴), 장타자 윤이나뿐이다. 두 선수는 각각 신인 포인트 4위(162점), 공동 6위(98점)에 자리하고 있다.
김하늘은 JLPGA 투어 선수들의 실력에 주목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피지컬 좋고, 기술적으로 발전했다. 코치를 고용해 일관된 스윙 플레인을 만들고 있다"며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스윙이 전체적으로 좋아지면서 기량도 늘어났다. 정말 발전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하늘은 일본 선수들의 투자가 성적으로 연결됐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일본에 진출했을 때부터 일본 선수들은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선수들은 대회 전 워밍업도 30~40분을 하고 들어간다. 대회를 마친 뒤 다양한 트레이닝과 마사지 등으로 피로를 푼다"며 "일본 골프의 선진 시스템이 이제 빛을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선수들은 선수층이 두껍다. 오래전부터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PGA 투어에서도 하타오카 나사(6승), 사소 유카(2승), 시부노 히나코(1승) 등 언니들이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세계랭킹 7위인 후루에 아야카(2승)가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언니들이 끌어주고, 동생들이 밀어주면서 힘을 내고 있다.
김하늘은 "JLPGA 투어는 확실하게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라면서 "일본 선수들은 JLPGA 투어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뒤 미국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을 선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선수들도 더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늘은 JLPGA 투어의 연습 환경이 지금의 성적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JLPGA 투어는 선수 코칭과 대우, 코스 세팅이 거의 완벽하다"는 김하늘은 "선수들이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습 환경이 너무 좋다. 연습 시설이 너무 좋아 선수들이 자꾸 연습을 하면서 실력이 향상됐다"며 "오랜 시간 동안 착실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일본 여자 골프의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늘은 "일본 선수들은 국내 투어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을 선택하고 있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라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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