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리사·제니 솔로로 영역 확장
45분 라이브, 데뷔 신고식 치른 엔하이픈
올해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에 초청된 K팝 가수는 3팀이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제니, 남성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개막한 코첼라에서 각각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첫 주자로 리사가 11일과 18일 공연을 선보였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힘 있는 라이브가 빛난 무대였다. 다채로운 의상을 갈아입으며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3D 비늘과 날카로운 스파이크가 드러난 갑옷 보디슈트와 엉덩이를 드러낸 파격적인 의상을 소화하며 시선을 붙잡았다. 가수들의 화려한 의상은 퍼포먼스의 일부로 즐기는 코첼라의 특징이기도 하다.
2주차 18일 리사의 공연에는 최근 열애설에 휩싸였던 세계 최대 럭셔리 소비재 기업 LVMH(루이비통 모엣헤네시)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아들인 프레데릭 아르노가 자리하기도 해 주목받았다. 아르노는 제니와 함께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제니는 13일 1주차 셋째 날 공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자신감을 가지고 나의 길을 걸어가는 가수로서 느낀 이야기를 담은 정규 1집 '루비'(Ruby)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드러난 무대로 주목받았다. 그는 루비(홍옥)색 카우보이 모자와 재킷 차림으로 등장해 많은 댄서와 절도 있는 안무를 선보였다. '세계 소녀의 날'에 발표한 '만트라'(MANTRA)를 시작으로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등 1시간 가까이 무대를 채웠다.
리사와 제니의 코첼라 초청은 이번이 3번째다. 이들은 2019년 K팝 걸그룹 최초로 코첼라 무대에 올랐으며, 2023년에도 헤드라이너로 활약하며 25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올해 코첼라에 처음 초청된 엔하이픈은 떼창을 이끌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이들은 12일과 19일 45분씩 무대에 올라, 10곡 이상 춤을 추며 라이브로 소화했다. 관객들은 '엔하이픈'을 연호했고, 하늘에는 응원 문구를 매단 비행기가 날아다니며 이들의 코첼라 입성을 축하했다. 또한, 공식 응원봉과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진 피켓 물결이 넘실대며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코첼라는 1999년 시작된 음악 페스티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2주간 개최돼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객이 모여 미국 최대 규모 음악 축제다. 로스앤젤레스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사막인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근처에서 열려 소음 민원 문제에서 자유롭고 새벽까지 공연이 가능해 20년 이상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초기에는 록 페스티벌로 문을 연 코첼라는 힙합, 알앤비, 팝, 일렉트로니카 등으로 장르를 확장했다. 한국 가수로는 2011년 일렉트로닉 듀오 EE(이윤정·이현준)가 처음 초청됐으며, 이후 에픽하이를 필두로 블랙핑크, 혁오, 잠비나이, 르세라핌, 에이티즈, 더로즈 등이 무대에 올랐다.
코첼라는 초청된 사실보다, 어떤 무대를 선보이느냐가 중요하다. 공식 유튜브로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되는 무대에서, 올해 K팝 가수들은 대담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했다고 평가받는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제니가 솔로 아티스트로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다뤘고,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는 "엔하이픈이 코첼라 데뷔 무대에서 새 역사를 썼다"며 "불타는 도시에서 구름 위의 고요함으로 이어지는 무대 연출은 관객들을 하나의 여정 속으로 이끌었다"고 평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