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부 '투르크 국견', 결국 서울대공원서 키운다…비용 지원은 없어

대통령선물, 사육 비용 관련 법 조항 없어
서울대공원이 자체 예산 들여 돌봐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물 받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견(國犬) 알라바이 두 마리가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계속 지내게 됐다.

18일 서울대공원과 대통령기록관 등에 따르면 알라바이 '해피'와 '조이'는 앞으로도 윤 전 대통령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가 아닌 서울대공원 동물원 견사에서 생활한다.

해피와 조이는 생후 40일 정도였던 지난해 6월 한국에 도착해 약 5개월 동안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의 기존 반려동물 11마리와 함께 살다 같은 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 내 견사로 이동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이동한 투르크 국견 '해피'와 '조이'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알라바이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견이자 대표적인 양치기 견종이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 부부는 지난해 6월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동물 사랑에 감명했다"며 알라바이 두 마리를 선물했다. 알라바이는 최대 몸무게 100㎏, 체고(발바닥부터 어깨까지 높이) 80㎝까지 성장하는 대형 견종이다. 서울대공원 이동 이유에 대해 당시 대통령실은 해피와 조이가 모래가 깔린 외부 시설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알라바이 두 마리는 전담 사육사들이 돌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후 해피와 조이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알라바이견들은 2022년 3월29일 신설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조항상 '대통령선물'에 해당한다. 또 해당 법 시행령 6조의3은 '대통령기록물생산기관의 장은 대통령선물이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해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알라바이의 관리권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해당 법 조항에 사육 비용 관련 규정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서울대공원은 자체 예산을 들여 알라바이견을 키워야 한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때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 2마리를 관저에서 계속 키우다가 월 250만원에 이르는 관리비 부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국 이 개들을 국가에 반납했다. 이후 풍산개들은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