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남권 상승 폭 커졌지만
실제 주도한 곳은 한강변 아파트
영향 줬지만 규제 해제 때문 만은 아냐
최근 서울 동남권 아파트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 지역은 경제불황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 이후 단 한 주도 하락한 적이 없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8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방권이 2021년 11월 20일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올해 본격적인 상승세로의 전환기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발표 이후라는 점이다. 시가 해제한 지난달 12일 직후인 2월 3주차부터 서울 동남권의 주간 집값 상승률은 0.2~0.7%를 넘어섰다. 올해 초 이 수치는 0.01~0.06%의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일대(강남구 대치·청담·삼성동,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291곳과 신통기획·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조합설립인가 완료 구역 6곳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다만,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일부 단지는 투기과열 우려로 인해 규제를 유지했다.
동남권의 집값 상승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승 폭이 커지면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4주 동안 송파는 2.34%, 강남은 1.86%, 서초는 1.54% 각각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했다.
가격 변동의 선제 지표로 꼽히는 거래량도 규제 해제 후 동남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1.3배 증가했다. 해제된 면적이 가장 많은 강남구는 약 1.5배, 송파구는 0.4배 늘었다. 집을 산 뒤 2년 이상 실거주가 필요했던 지역에 해당 규제가 풀리면서 매물의 거래가 자유로워진 영향으로 판단된다.
거래량의 변화는 실거래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실거래 평균 가격이 119.5%, 송파구는 114.6% 상승했지만 서초구는 오히려 86.1%로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오랜 기간 규제에 묶였던 지역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며 이미 높아진 주변 시세와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이 상승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토허구역 해제가 하나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곳을 살펴보면 토허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한강변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포동 한강변 아파트는 전년 대비 약 137%의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압구정동도 126~13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규제가 풀린 것은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줬지만 실제 집값이 많이 뛴 곳은 한강변이라는 최상급 입지를 가진 희소성 있는 아파트들인 것이다. 또 이 지역 내 아파트에 대한 탄탄한 수요층이 집값을 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강남3구는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매수자가 많아 금융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 단순히 규제 해제만으로 다른 지역이 강남3구를 따라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니 과도하게 토허제에 집중할 필요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지역별 수급 불균형과 그에 따른 온도차를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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