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김창열 화가의 집’ 브랜딩 착수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고(故) 김창열 화가의 평창동 자택이 공공문화시설로 조성돼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정문헌)는 김 화가의 평창동 자택을 공공문화시설인 ‘김창열 화가의 집’(Kim Tschang-Yeul Atelier)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내년 초 개관이 목표다.
김 화가는 1973년 물방울을 주제로 한 개인전의 성공 이후 평생 한 가지 주제로 그림을 그려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구는 2020년 9월 김 화가의 아들인 김시몽씨와 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자택을 매입했다. 자택은 작가가 2021년 작고하기 전까지 30여 년을 가족과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해온 삶의 공간이자 아틀리에다.
김 화가는 198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환기미술관, 88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를 설계한 우규승 건축가에게 부탁해 지었다. 집과 작업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건물의 지상 부분은 생활공간으로, 지하는 작업실로 조성해 썼다. 이 집은 역사성과 예술성, 개방 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에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제13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화가의 집 리모델링 설계는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을 설계한 플랫폼아키텍처(소장 홍재승)가 맡았다. 작가의 사적 공간을 공적 공간으로 새롭게 해석하면서도 김창열의 삶과 작품의 흔적, 역사성을 전달하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지난해 모든 공정의 설계를 완료했다.
김창열 화가의 집 핵심 공간은 지붕의 원형 천창을 통해 간접적으로 빛이 들어오는 지하 작업실이다. 생전에 김 화가는 “나는 작업을 위해 빛을 아틀리에 안에 들이지 않는 편이다. 동굴 같은 곳에서 내면의 빛에 철저하게 의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종로구는 이 특별한 장소에 그가 생전 사용한 캔버스, 물감, 붓, 책을 그대로 재현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종로구는 김창열 화가의 집 브랜딩 작업에도 착수했다. 지난해 5월 공간의 정체성과 브랜드가치를 담은 MI(Museum Identity) 개발을 마치고 유족이 기증한 2608점의 작품, 자료에 대한 수복과 사진·영상 콘텐츠화 작업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화가의 집 건립 프로젝트의 전 과정과 자료를 정리한 기록 도서 발간 역시 계획하고 있다.
정문헌 구청장은 “자하문 밖 창의예술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자산 중 하나인 김창열 화가의 자택이 모두를 위한 공공문화예술시설로 재탄생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미술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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