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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과학기술계가 정부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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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AI 대전환 원대한 꿈
정치·사회 동력 확보 불확실
기업·과학자 역량 최대 활용을

[논단]과학기술계가 정부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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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대전환’을 위해 인공지능(AI)·바이오·양자기술의 ‘3대 게임체인저’에 올인한다. ‘AI 글로벌 3대 강국’이 목표다. 4조원짜리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와 범용인공지능(AGI)도 개발한다. 합성생물학용 공공바이오파운드리도 만들고, 1조원 규모의 ‘과학기술혁신펀드’도 조성한다. 국가AI위원회·국가바이오위원회·국가양자전략위원회도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과기정통부의 2025년 업무 계획이다. 국가연구개발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넋을 놓았던 과학기술부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으로 세상이 너무 어수선하다. 과연 과기정통부가 AI 대전환의 꿈을 위한 정치적·사회적 동력(動力)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도무지 불확실하다.


지난 2년 동안 챗GPT와 딥러닝 덕분에 갑자기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인공지능(AI)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도 사실상 인공지능이 휩쓸었다. 언론과 인터넷도 생성형 AI의 산업적 응용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도 그런 AI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선택한 3대 게임체인저에 대한 전망이 마냥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양자기술의 경우가 그렇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우리의 양자컴퓨터 기술력은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이 100점이라면 우리는 2.3점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 사회에서 양자컴퓨터의 사업화에 대한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테크기업 대표들의 말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사실 ‘5년설’과 ‘20년설’ 중 어느 것도 믿기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도형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에서 불확실성은 병가지상사다. 오히려 만약의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3대 게임체인저’의 선택에 대해서 과학기술계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대통령 해외 순방의 흔적은 말끔하게 씻어내야 한다. 이제는 ‘남이 장에 간다니 우리도 따라가자’는 추격형 사고방식에서 확실하게 버려야 한다.


기업과 과학자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핵심이다. 정부·관료 주도의 선택과 집중은 과거 추격형 연구개발에나 유효했던 낡은 방식이다. 과기부는 민간의 역량을 억누르는 엉터리 규제를 걷어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화려한 ‘국가’ 위원회에 대한 환상도 버려야 한다. 전체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국가AI컴퓨팅센터’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도 파스퇴르·막스플랑크·페르미연구소처럼 우리의 전통과 꿈이 담긴 명칭이 필요하다.

이제 국정과제의 들러리 역할은 사양해야 한다. 과학기술을 앞세웠던 녹색성장·창조경제·탄소중립이 모두 과학기술에게는 치명적인 독약이었다. 과학기술부 폐지와 탈원전도 모자라 이제는 과학자들이 ‘약탈적 떼도둑’(카르텔)으로 내몰리는 지경이 돼버렸다.

과학기술계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과기부의 사업계획에 순응하기보다 언제나 한발 앞서 나가야만 한다. 과학자의 자존심과 명예는 과학자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는 각오도 필요하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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