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치료제 18만명분 조기 도입
거리두기· 위기 상향 수준은 아냐
치명률 계절독감 수준…고위험군 보호 집중
올 여름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다 이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26일 코로나19 치료제 약 18만명분을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유행 상황을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을 통해 "여름철 유행은 8월 말까지 늘다가 이후에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번 유행은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이달 둘째 주 1366명으로 늘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예년 정점 수준(지난해 8월 둘째 주 신규 확진 34만9000명)과 비슷한 규모로 이달 말까지 환자가 증가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 청장은 "이번 유행은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비교적 적게 유행한 데다 예방 접종률(65세 이상 41.3%)도 낮은 상태에서 새로 출현한 변이인 KP.3의 점유율이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치명률은 계절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코로나19의 누적 치명률은 0.1%였고, 특히 오미크론 변이 이후인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더 낮았다.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높은 변이 점유율을 보이는 KP.3의 경우 기존 유행 변이보다 면역 회피능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나, 감염 시 중증도는 증가와 관련된 보고는 없는 상황이다.
지 청장은 "현재 유행 상황은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고령층의 치명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고, 정부도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해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치료제 18만명분 우선 도입
이에 따라 질병청은 감염 취약시설 관리 및 의료 대응 강화, 코로나19 감염예방 수칙 마련, 코로나19 치료제·진단키트 수급, 2024~2025절기 예방접종 등을 통해 이번 유행에 대응하기로 했다.
당초 질병청은 다음 주 14만명분의 치료제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해 오는 26일 17만7000명분을 우선 도입한다. 다음 주 약국 등에 여유분까지 추가로 공급할 수 있어 치료제는 안정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이번에 추가 확보한 물량은 10월까지 고위험군에 공급될 예정이며, 10월 이후부터는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추진한다.
지 청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다음 주 정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실제로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다소 적을 수 있다"며 "치료제 도입이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돼 생각보다 빨리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의 경우 이달 1~16일 국내 제조업체 10곳에서 325만개를 생산·유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7월(11만6000개)의 28배, 올해 가장 생산량이 많았던 4월(110만개)의 3배 수준이다.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JN.1 백신은 10월부터 도입, 접종을 실시한다. 현재 유행 중인 KP.3 변이가 또 다른 변이인 JN.1과 주요 유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아 JN.1 백신이 KP.3에도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10월 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현재 해당 백신에 대한 허가·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지 청장은 "이번 유행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며 "고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잘 지켜주시고 10월 신규 JN.1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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