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활화산 관광지를 찾은 여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다 발을 헛디뎌 분화구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의 유명 활화산 관광지인 이젠 화산에서 중국인 여성 관광객 황리홍(31)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던 중 75m 높이의 분화구에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황씨는 남편과 함께 일출을 보기 위해 분화구 가장자리에 올라갔다 변을 당했다. 화산 분화구 인근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그는 뒷걸음을 치다가 실수로 자신의 옷을 밟고 중심을 잃으며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동행한 여행 가이드는 "사진을 찍을 때 위험하니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처음에는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2~3m가량 떨어져 사진을 찍었지만, 더 아름다운 배경을 위해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는 황씨가 추락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황씨의 모습과 분화구에서 유황 가스와 증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사고가 발생한 이젠 활화산은 '블루 파이어(blue fire)' 현상으로 유명한 세계적 관광지다. 블루 파이어는 화산 내부의 유황 가스가 공기와 접촉해 연소하는 과정에서 환상적인 푸른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리지만,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하이킹하던 50대 폴란드 관광객이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2015년에는 60대 스위스 남성이 분화구로 향하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숨졌다.
한편,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찍다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사진 촬영을 하다 약 4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다 외돌개 인근 절벽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전세계에서 이른바 '인생샷'을 찍다가 사망한 사람이 400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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