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 던져놓고 7층서 뛰어내린 강도…'결국 사망'

1층 정원에 쿠션 던진 후 투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강도가 아파트 7층 밖으로 투신한 끝에 사망했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언론 페르필에 따르면 극심한 고물가와 불경기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강도와 같은 범죄는 지나치게 빈번해 언론에 보도되는 일이 드물지만, 이번 사건은 범인들의 탈출 방법과 그 비극적인 결말로 인해 다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2명의 무장 강도는 28일 오전 94세 은퇴자와 간병인이 사는 아르헨티나 중부 코르도바주 아파트에 침입했다.

이들은 배관수리공 유니폼을 입고 아파트 수리를 하러 왔다고 경비원을 속였다. 7층에 도착해 집주인과 간병인을 결박했으나, 간병인은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 전체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이에 놀란 강도 중 한 명은 범행 현장에서 도망치기 위해 아파트 1층 정원에 여러 개의 쿠션을 던진 뒤 그 위로 떨어져 도주하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쿠션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쿠션 위에 떨어지는 데 실패했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공범 한 명은 아파트 7층 범행 현장에서 붙잡혔다.

피해자는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으며, 강도가 훔치려던 7만 페소(약 10만원)도 고스란히 되찾았다.

한편 지난해 4월 2일에는 아르헨티나의 2인조 강도가 은행에 700만 페소(약 4250만원)를 입금하러 가던 남성의 돈 가방을 낚아채다 지폐 수백장이 바람에 날려 길거리에 흩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을 지나가던 15명의 시민은 범행 장소로 달려와 돈을 주웠고, 이를 모두 가방의 주인에게 건네주었다. 남성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700만 페소 중 1%에 달하는 7만 페소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건너편 건물에 살던 한 주민이 당시 상황을 카메라 영상에 담아 SNS에 올리며 이 남성의 사연이 퍼졌다. 대체로 누리꾼들은 시민들이 현금을 주워 원래 주인에게 전부 돌려준 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회수되지 않은 1%의 현금에 대해서는 "바람에 휘날려 더 먼 곳으로 떨어졌다", "한두명이 챙겨갔다" 등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도주한 범인들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