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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격전지](16) 부산 북갑…터 잘 닦은 전재수 VS 중진의힘 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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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출신 서병수…여론조사에선 밀려
재선의 전재수…당·대표 리스크는 변수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놓고 '설왕설래'

"막상막하 같다."


지난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만난 진모씨(63)는 어려운 숙제라도 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총선 판세를 이렇게 읽었다. 식품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좀 우세한 것 같다는 말도 있는데, 전재수 의원이 워낙 터를 많이 닦아 놔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기자와 질문, 대답을 다 들었던 김모씨(67)도 "비슷비슷하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좁은 시장 안에서도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부산 구포시장 전경.[사진= 최영찬 기자]

부산 구포시장 전경.[사진=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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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갑 선거구는 여러모로 정치적 관심이 쏠리는 선거구다. 과반의석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산·경남·울산(이른바 PK) 지역의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벨트의 요충지다. 전 의원은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민주당으로서는 귀한 PK 재선 의원이다. 원내 1당 복귀를 바라는 국민의힘 역시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부산시장 출신의 서 의원을 지역구 재배치 방식으로 이곳에 투입했다. 부산의 대표적 다선정치인인 서 의원의 인지도, 정치력으로 북구갑 지역을 되찾아보겠다는 노림수다.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일단 전 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12일~13일 이틀간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부산 북갑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7%,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가 38%를 기록했다. 배기석 개혁신당 후보는 1%로 집계됐다. 당선 가능성 문항에서도 전 후보가 서 후보보다 15%포인트 높았다. 다만 이 조사는 선거구 획정 전 기준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돼, 판세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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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의 경우에는 후보 경쟁력 등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민주당이라는 당적이 오히려 걸림돌이었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50대)는 "(소속)당이 문제"라며 "전재수는 좋은데 당 대표(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싫다"며 고심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주위 사람들과 커피 한잔해도 전 의원 지지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언급했다.


부산의 대표적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서 의원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서 의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걸물(걸출한 인물)인데 어디에 내놔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등의 권고에 따라 정치적 기반을 닦아왔던 부산 진구갑을 떠나 부산 북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협력자에서 경쟁자 돼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부산 북구갑)가 지난 14일 덕천역 인근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부산 북구갑)가 지난 14일 덕천역 인근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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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과 전 의원은 사실 그동안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부산의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여야 간 협력할 부분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 선거구에서 경쟁자로 맞닥뜨린 두 사람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부산 북구 덕천역 인근에서 지역민들과 행사를 마친 서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인간적으로 전 의원을 좋게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지역에 8년 동안 있으면서 구석구석 사람들하고 많은 교류가 있었던 괜찮은 정치인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8년 동안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한 것이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에둘러 말하지만, 8년간 한 게 뭐가 있냐는 것이다.


전 의원도 이날 선거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서 의원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정치인이고, 경력도 있고 경험도 있다"며 "그러나 여기(북구 갑)에는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일하는 사람인데 일하러 오신 것 같지 않고 당의 명령에 따라서 온 것 같다"며 "우리 북구는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곳이 아니라 일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영남 중진인 서 의원을 부산 진구갑에서 북구갑으로 재배치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지역구 숙원 사업인 덕천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사업에 대한 둘의 의견도 엇갈렸다.


서 의원은 "북구 주민들이 덕천역 1번 출구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한 10여년에 걸쳐서 했는데 그동안 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이 마음을 먹고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런 걸 놓쳤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은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는 2021년부터 내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대정부질문을 시작하면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늦게 와서 본인이 지금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북산 북구갑)가 지난 14일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최영찬 기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북산 북구갑)가 지난 14일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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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은 지난 8년간 자신의 지역구 의정활동 중 의미 있는 성과로 공약 이행률과 ‘구포 개 시장 철거’를 꼽았다. 그는 "부산·대구 MBC 공동으로 부산 국회의원 18명의 공약 이행률을 평가했는데, 내가 98%로 1등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 3대 개 시장 중 하나인 60년 된 구포 개 시장을 완전히 철거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에스컬레이터 사업이 주민이 원하는 공약이라면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으로는 고속철도(KTX) 연결 사업을 골랐다. 그는 "구포·덕천 종합 역과 김해공항, 가덕도 신공항을 연결하는 KTX를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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