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등 돌이킬 수 없는 지경
전문 직역 정원 증가했지만 의사만 못 늘려
대통령실 관계자 "의사들, 대승적 협조해야"
대통령실이 12일 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이 단체 행동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의대 증원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 기자가 '의사들 집단행동 예고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낼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는지'라고 묻자 "대통령실에서 직접 지금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의사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서는 '저는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지역과 필수 의료 살리기를 목표로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현행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발표했다. 2035년까지 의사 1만5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낮은 처우로 지역 및 필수 의료 부분에서의 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의대 증원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후 9시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도 전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방침에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의대 정원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 걸음도 더 전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게(응급실 뺑뺑이·소아과 오픈런) 누구에게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해졌다. 그래서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논의는 정권 차원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의사들도 아주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요구했다.
40여년간 소득이 늘면서 변호사 수가 10배 늘어나는 등 다른 전문 직역의 정원이 증가했음에도 의사만 수를 늘리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2006년부터 오히려 정원이 350명 줄어들었다.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6500여명이 늘어날 의사의 정원이 오히려 6500명 줄었다"며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매년 의사 2000명 증원이 과도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2000명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게 우리가 가진 의료 현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히 자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에 대해 정부는 최대한 준비를 하고 의사들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언론사 보도국장·편집국장과 간담회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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