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이사장 "'李 1심' 후 손배소 검토"
李,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등 무죄

삼성물산 삼성물산 close 증권정보 028260 KOSPI 현재가 308,000 전일대비 9,500 등락률 +3.18% 거래량 149,010 전일가 298,500 2026.05.04 10:01 기준 관련기사 앙개, 성수동 팝업 오픈…2026 SS 컬렉션 공개·체험 콘텐츠 운영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코스닥도 동반 상승세 삼성전자, 호암재단에 38억원 기부…기부금 총액은 50억원 ·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국민연금 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 주주' 국민연금, '1심 무죄'에 손배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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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받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등 13명도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국민연금에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한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었다. 이 회장에 대한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 엇갈릴 수 있는 혐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이 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판결이 나면 이 회장, 문형표 전 장관, 홍완선 전 본부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간 검찰은 2015년 합병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설정된 점 등을 토대로 '불법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제일모직 최대주주면서 삼성물산 지분은 없던 이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일모직의 3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합병 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4%가량을 보유했던 만큼 합병 이후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검찰은 "합병비율을 좌우하는 합병시점을 정할 때 삼성물산과 그 주주들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이익을 위해 합병 시점을 선택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불리한 합병비율에도 합병에 찬성했다. 당초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분을 각각 11.61%, 5.04% 보유했는데, 합병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는 기존 두 회사의 지분 가치를 더한 것보다 줄었다. 합병 비율을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국민연금의 추정 손해액이 700억~49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시민단체 주장도 나왔다.


반대로 이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합병비율이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비율 산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주들의 이익도 충분히 고려됐고, 불법적인 주가 시세 조종이 없었다는 취지다. 이 회장도 합병 과정에 대한 사항 대부분을 보고받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합법적인 경영 활동'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나 사실관계를 보면 이 사건 합병의 목적이 오직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와 삼성그룹 승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및 주주의 이익이나 의사가 도외시된 바가 없다. 오히려 합병을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안정화는 삼성물산 및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국민연금에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안진 보고서가 이사회 논의자료로 쓰였다'라고 국민연금 측에 허위로 설명한 적이 없다. 이 역시 객관적 문건 및 당시 통화 녹음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안진 보고서는 안진 회계법인이 삼성물산의 요청을 받아 1대 0.35의 합병비율이 적합한지 검토한 보고서다.


재판부는 합병의 목적과 경과, 비율, 시점이 부당하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을 통한 국민연금 측의 의결권 행사 유도 주장 등도 이미 다른 사건 재판에서 배척된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등 이 회장이 받는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다.


전원 무죄 판결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형사 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사실인정 및 법리판단 등과 관련해 1심 판결과 (검찰의) 견해 차이가 크다”며 2심 판단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룹 지배권의 승계 작업을 인정한 (과거) 대법원 판결과 이번 판결이 배치되는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무죄에 따라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청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판결문을 확보한 뒤 합병이 공단에 미친 손해 등을 분석한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손해배상 청구 등은 판결문을 분석하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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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홍 전 본부장을 통해 투자위원회가 합병안에 찬성하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홍 전 본부장도 실제 위원들을 압박해 국민연금이 거액의 손해를 입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년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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