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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지나도 라이더 안 와서 직접 배달"…묶음배달에 자영업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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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 저렴하지만 배달지연 문제
음식점 사장이 직접 배달하기도
배달 플랫폼 시스템 문제 논란도

강원도 원주시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A씨(42)는 지난달 눈길을 뚫고 직접 도보 배달 나섰다. 음식을 조리한 지 1시간30분이 지났는데도 라이더가 가게에 도착하지 않아 고객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배달을 마친 A씨는 플랫폼 측에 문의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배달료를 돌려받지 못하고 손해를 봐야만 했다.


서울 강서구의 거리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지나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강서구의 거리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지나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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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배달 플랫폼들이 라이더 1명이 여러 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가운데 배달 지연 문제로 자영업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라이더가 노선상 근접한 주문 여러 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구조라서 1시간 넘게 배달이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인 데다, 고객 항의와 손해까지 고스란히 떠안고 있어서다.

18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지난해부터 라이더 한 명이 배달 동선이 비슷한 주문 건을 묶어 배달하되 배달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알뜰배달의 경우 보통 단건배달(평균 기본배달료 3000원)보다 기본 배달료(픽업 요금 1200원·전달 요금 1000원·구간 요금 100m당 80원)가 800원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점주들은 라이더들이 여러 건의 배달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에 연휴나 기상 악화 상황에서 배달이 장시간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고 호소한다. A씨는 "단건배달만 하던 시기에는 적어도 30분이면 라이더 배차가 됐다"며 "알뜰배달은 배차되기도 힘들고 배차가 된다고 하더라도 라이더들이 가게에 오는 데 1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배달 대행사에 맡기는 게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배차 지연으로 배달이 늦어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글들이 다수 게시됐다. 한 자영업자는 "알뜰배달의 경우 라이더가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은 걸린다"며 "주문이 몇 건 없는데 고객 항의 전화만 계속 온다"고 토로했다.

다른 자영업자는 "2시간30분이나 배달이 지연돼서 플랫폼 측에 항의했더니 상담사가 고객에게 주문 취소를 유도했다"며 "멋대로 취소를 유도하냐고 항의했더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배차 지연으로 라이더와 점주 사이에 분쟁이 오가기도 한다. 서울 성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점주 C씨(48)는 "사장은 사장대로 라이더가 안 오니까 화를 내게 되고, 라이더도 여러 곳을 배달해야 하다 보니 점주들이 조리가 조금만 늦어져도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달 음식을 받는 라이더.[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배달 음식을 받는 라이더.[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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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라이더들은 노선 문제로 배달이 지연되는 것이어서 손쓸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2년째 라이더 일을 하는 B씨(33)는 "배달을 하다 보면 중간에 알뜰배달 주문이 여러 건 밀려들어 처음에 왔던 배달이 밀리는 사태가 발생한다"며 "비슷한 구간을 묶어서 가야 하다 보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먼저 들어온 주문이 아니라 뒤늦게 들어온 주문을 먼저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 플랫폼들이 배차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묶음 배달을 도입해 라이더와 점주에게 피해를 떠안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조직국장은 "알뜰배달 도입 플랫폼이 여러 건 배차를 연결해주다 보니 라이더들도 무리하게 배달을 할 수밖에 없고 자영업자와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며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라이더와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은 "알뜰배달은 묶음으로 진행되다 보니 한집배달과 비교해 배달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배달 서비스 품질은 준수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배달료가 저렴하기에 많은 소비자가 알뜰배달로 주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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