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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완전정복]⑨에디슨도 만들었다…2차전지, 1차전지와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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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금은 배터리 시대입니다. 휴대폰·노트북·전기자동차 등 거의 모든 곳에 배터리가 있습니다. [배터리 완전정복]은 배터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일반 독자, 학생, 배터리 산업과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배터리의 기본과 생태계, 기업정보, 산업 흐름과 전망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배터리완전정복]⑨에디슨도 만들었다…2차전지, 1차전지와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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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전지(電池)'는 영어로 '배터리(Battery)'와 '셀(Cell)' 2가지로 모두 번역된다. 음극, 양극, 전해질, 분리막 등 배터리를 이루는 최소 단위를 통상 '셀'이라고 지칭한다. 배터리는 하나의 셀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여러 셀을 연결해 하나의 배터리를 구성하기도 한다.


전지는 크게 화학전지, 물리전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우리가 일상에서 얘기하는 전지는 좁은 의미의 '화학전지'다. 화학전지는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장치를 말한다. 화학전지는 다시 그 방식에 따라1차전지, 2차전지, 연료전지로 나눈다. 1차전지(Primary Cell)는 화학전지는 일정 수명 기간동안 한차례만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뜻하며 2차전지(Secondary Cell)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는 2차전지다. 참고로 물리전지에는 원자력전지, 태양열전지, 지열전지, 열전소자 전지 등이 있다.

전편에서 소개했던 볼타 전지나 다니엘 전지는 산화와 환원 원리를 이용해 전지의 원형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쓰는 현재 배터리와는 그 모양이나 방식은 많이 다르다. 초기 배터리 개척자들 이후 여러 과학자들의 발명이 덧붙이면서 현재 배터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마른 전지'의 등장

현대 들어 대중들에게 배터리가 보급된 것은 망간전지가 등장하고나서부터다. 망간전지는 아직도 시계나 리모컨, 장난감 등에 많이 쓰인다. 망간 전지의 기본 원리를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의 엔지니어 조르주 르클랑셰(Georges Leclanch?)다.1877년 르클량셰가 고안한 이 전지는 밀봉한 유리병속에 다공성 도자기가 들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유리병안에는 아연판(Zn)을 꽂고 염화암모늄(HN4Cl) 용액으로 채웠다. 다공성 도자기는 이산화망간(MnO2)과 탄소 분말로 채웠으며 중앙에 탄소 막대가 꽂혀 있다.


아연판과 염화암모늄이 각각 음극과 음극전해질 역할을 하며 탄소막대가 양극, 이산화망간이 양극활물질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르클랑셰 전지는 다니엘전지보다 0.4V높은 1.5V의 기전력을 나타냈으며 전해질 액체가 흐르지 않아 이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액체를 사용했기에 습식 전지(Wet Cell)로 분류된다.


르클랑셰 전지

르클랑셰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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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량셰 전지를 개량한 이가 독일의 의사이자 발명가인 칼 가스너(Carl Gassner)다. 가스너는 전해액을 석고와 섞어 풀처럼 만들었다. 이것이 마른 전지, 즉 건전지(Dry Cell)의 시작이다. 가스너는 1888년 이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하고 1896년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가스너의 건전지는 가격이 싸고 제조도 쉬우면서 휴대성이 뛰어나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가스너 건전지 이후 여러 종류의 망간전지가 등장했다.

르클량셰 전지나 가스너 건전지는 모두 망간 전지로 원리는 유사하다. 음극의 아연금속이 산화되면서 방출된 전자는 도선을 따라 탄소 막대쪽의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 이때 전자를 잃은 아연은 전해질속 염화암모늄의 염소이온(Cl-)과 반응해 염화아연(ZnCl2)이 된다. 암모늄이온(HN4+)은 양극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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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에서는 이산화망간이 전자를 얻는 환원 반응이 일어나며 수소가스와 다시 결합해 수산화산화망간(MnOOH)이 된다. 탄소 막대는 직접 화학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집전체 역할을 한다. 양극활물질인 이산화망간은 수소가스를 발생시키는 '분극 현상'을 막기 때문에 감극제의 역할도 겸한다.


이후 망간 건전지지는 음극 역할을 하는 아연 금속이 원통을 둘러싸는 형태로 개선됐다. 망간건전지의 가장 바깥쪽의 금속 외장을 뜯어보면 절연체가 둘러싸고 있으며 그 안에 원통형의 아연 케이스와 분리막, 양극활물질이 차례로 들어 있다. 중심에 탄소 막대가 자리하고 있다.


'힘세고 오래가는 건전지'

망간 건전지는 1959년 알카라인(알칼리) 건전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수십년간 배터리 시장을 장악했다. 알칼리건전지는 알칼리(염기) 성분의 전해질을 사용해 기존 망간 건전지에 비해 수명과 사용기간을 3배 이상 늘릴 수 있었다.


최초의 알칼리 건전지는 1959년 미국 배터리 회사인 에버레디전지회사(Eveready Battery Company)의 루이스 어리(Lewis Fredrick Urry)가 발명했다. 에버레디는 '힘세고 오래가는 건전지'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에너자이저의 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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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칼리 건전지는 음극에 아연을, 양극에 이산화망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망간전지와 유사하다. 기전압도 똑같이 1.5V다. 대신 전해질을 염화암모늄(산성)에서 알칼리성인 수산화칼륨(KOH)으로 대체했다. 수산화칼륨이 이온화하면서 생기는 수산화이온(OH-)은 이동속도가 빨라 더 강한 전류가 발생할 수 있다.


알칼리전지도 망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넓게 보면 망간 전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칼리 전지의 구조는 기존 망간 전지와 정반대다. 금속 케이스가 양극 집전체 역할을 하며 그 안에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이 차례로 들어 있다. 중심에는 음극집전체 역할을 하는 황동 막대가 들어 있다. 음극 활물질에 포함된 아연의 양이 망간 전지에 비해 많아 화학반응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알칼리건전지는 원통형뿐만 아니라 단추형으로도 많이 판매된다.

최초의 이차전지, 아직도 쓰인다

충·방전을 하며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는 현재 리튬이온배터리의 등장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그 역사는 꽤 오래됐다. 세계 최초의 2차전지는 1859년 프랑스의 과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고안한 납축전지다. 1차전지의 효시격인 망간 전지가 아직 사용되고 있듯 납축전지도 160년 이상 사랑받고 있으며 자동차용 배터리로 현재까지 확실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납축전지(Lead Acid Battery)는 음극으로 쓰이는 납(Pb)판과 양극으로 쓰이는 이산화납(PbSO2)판이 전해질 용액인 묽은 황산(H2SO4)에 담겨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납축전지의 기전압은 약 2V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쓰이는 납축전지는 셀 6~7개를 직렬로 연결해 12~13V의 전압을 만들 수 있다.


플랑테의 납축전지

플랑테의 납축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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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축전지의 두 전극을 회로로 연결하면 음극의 납판에서 전자 2개가 빠져나와 도선을 따라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 전자를 잃은 납이온(Pb2+)은 전해질내의 황산이온과 결합해 황산납(PbSO4)이 된다. 양극에서는 이산화납이 황산용액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황산납과 물(H2O)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물과 섞인 황산용액은 점점 묽어져 더이상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배터리는 수명을 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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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전지라면 더이상 쓸 수 없게 되겠지만 납축전지는 양극에 전압을 가함으로써 역방향의 화학 반응을 만들 수 있다. 납축전지에 외부 전압을 연결해 충전하면 음극에서는 석출(액체 속에서 고체가 생기는 현상)됐던 황산납(PbSO4)이 전자를 얻어 납이 되고 황산이온이 다시 전해질 용액으로 방출된다. 양극에서는 황산납이 물과 반응해 이산화납이 되고 수소이온과 황산이온이 떨어져 나온다. 방전됐던 납축전지가 충전 과정을 통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방전과 충전을 반복하면서 납축 전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납축전지는 이론상 충·방전을 반복하며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납축전지를 과충전하거나 과방전할 경우에는 수소 가스나 산소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 폭발 위험이 있다. 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석출됐던 황산납이 극판에 달라붙는 황산화(Sulfation) 현상이 발생하며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 납축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같은 문제점들은 많이 극복됐다.


전기차에도 들어가는 납축전지

납축전지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것은 안정적이면서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납축전지의 주원료인 납의 가격은 2023년 11월 기준 런던금속거래소에서(LME) 톤당 20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납축전지 이후에 니켈(Ni)계 2차 전지가 등장했다. 니켈의 가격은 톤당 1만7750달러로 납에 비해 훨씬 고가이다. 납축전지는 구조가 단순해 구현이 쉽고 과열에 의한 화재 위험성도 낮다. 납축전지는 니켈계 2차전지에서 나타나는 기억효과도 없다.


납축전지는 내연기관뿐 아니라 리튬이온배터리를 주동력으로 하는 전기차에도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주행에 필요한 모터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그 이외 여러 전자장치에는 납축전지가 전력을 제공한다. 스타터, 조명, 인포테인먼트 등 내연기관차로부터 사용되던 다양한 부품들은 현재 전기차에도 그대로 활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규격에 맞게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기보다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기존 제품을 그대로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납축전지는 1890년대 등장한 초기 전기차에도 사용됐다. 납축전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주동력으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자동차를 움직일 정도의 고용량을 만들려면 너무 무거웠으며 충전 시간도 길었다. 값싼 내연 기관차가 대거 등장하면서 납축전기 전기차는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현재는 골프카트 등 일부에만 사용되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도 만들었다, 니켈-철 2차전지

플랑테가 납축전지를 개발한 후 얼마 안 있어 1899년 스웨덴 과학자 발데마르 융그너(Waldemar Jungner)가 니켈카드뮴(Ni-Cd) 전지를 발명했다. 일명 '융그너 전지'라고도 불리는 이 전지는 양극에 수산화니켈을, 음극에 카드뮴을 사용했으며 전해액으로 수산화칼륨을 이용했다.


니켈카드뮴 전지는 납축전지에 비해 충방전시간이 짧고 진동과 충격에 강했으며 강한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독성 물질인 카드뮴을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유해성 이슈가 뒤따랐다. 니켈카드뮴전지는1990년대 리튬이온배터리가 대중화되기 전까지 이차전지의 대명사였다.


에디슨이 개발한 전기차. 니켈-철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10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에디슨이 개발한 전기차. 니켈-철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10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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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축전지 자동차의 등장은 발명왕 에디슨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1901년 에디슨이 전기자동차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니켈-철 전지다. 니켈-철 전지는 음극으로 철, 양극으로 산화수산화니켈, 전해질로 수산화칼륨 용액을 사용한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충전시간도 짧았지만 제조 비용이 비싸 당시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에디슨은 자신이 발명한 니켈-철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생산하기도 했다. 이 자동차는 한번 충전에 1000마일(약 1609km)을 주행할 수 있었다.


에디슨이 발명한 니켈-철 전지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어 현재에도 산업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 니켈-수소, 니켈-황, 니켈-아연 등 다양한 니켈계 2차 전지가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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