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저점 통과 분위기에도 본격 회복 이어질지는 미지수

올해 경기가 상반기에는 바닥을 지나서 하반기에 다소 회복할 것이라는 이른바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한국 수출의 대들보였던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수출 물량 등 지표가 소폭 개선된 흐름에 주목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반등을 가능케 하는 글로벌 수요 지표들에서는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Why&next]반도체, 예상과 다른 '나이키곡선'..경기 ‘상저하고’ 물건너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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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진 지속... 5월(-36.%)→6월(-28.0%) →7월(-33.6%)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15대 주요 품목 중 반도체(-33.6%)와 석유화학(-24.5%) 등은 수출 감소세가 컸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억달러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는 지난 5월(-36.2%), 6월(-28.0%)에 이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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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글로벌 수요 부진 탓이 크다. 지난해부터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저하로 소비자들의 IT 제품 수요가 둔화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는 글로벌 스마트폰(44.0%)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다음으로는 서버(20.6%)의 영향을 받는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미국과 중국, 서버는 미국의 수요가 가장 높은데 두 나라를 중심으로 소비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 하락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수요 감소폭이 줄어든 데에 주목하고 있다. KDI는 8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 금액과 물량 감소세가 일부 둔화하는 등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측정하는 반도체수출물량지수(반도체수출금액/반도체물가지수)는 지난 5월 8.1%에서 지난 6월 21.6%로 높아졌다. 재고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80.1%였던 재고율은 6월 49.1%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반도체 수출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나타났던 타격이 다소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인 것이다.


다만 남은 하반기 안으로 부진이 본격적으로 완화돼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이 저점을 통과하는 분위기로 볼 수는 있겠지만, 본격 회복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여전히 스마트폰 등 개인용 기기 등에서 소비가 확대하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서버 투자 등 수요산업이 살아나는 조짐이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 지표들을 확인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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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출하량 10년 내 최저·글로벌 빅테크 기업 투자 불확실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3년(10억4900만대) 이후 최저치다. 중국 경제 회복이 더뎌지면서 시장이 침체해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중국 경기 회복 지연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하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약해진 구매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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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전망도 불확실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빅테크 업체 14개사의 올해 투자지출 비용(CAPEX) 증감률 전망치는 0.3% 역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팬데믹 기간 중 과잉투자 등으로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또한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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