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글로벌 1위 로레알 "괜찮은 韓 스타트업 어디 없나요?

중기부, 프랑스 스타트업 축제 참석
로레알과 MOU 맺고 협업 가교 역할
로레알, 스타트업 파트너십·투자 활발

글로벌 뷰티 1위 기업 로레알이 자사와 협업할 한국 IT 기업을 찾아 나선다. 로레알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기기를 뷰티 분야에 활용하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로레알과 한국 스타트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규모 스타트업 축제 '비바 테크놀로지'에 참석한다. 이 일정 도중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 그룹 임원급을 만나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로레알이 최근 아시아 스타트업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에선 디지털 디바이스 분야에서 협업할 팀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기부는 양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로레알의 뷰티 신산업에 적용할 첨단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로레알이 한국 스타트업과 특별한 인연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는 국내 토종 패션·화장품업체 '스타일난다'를 6000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낳았다. 로레알은 2020년 중기부의 '대-스타 해결사' 사업에도 참여했다. 대-스타 해결사 사업은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이어주는 상생협력 프로젝트로, 서로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역량을 보완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당시 로레알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화장품 포장 소재를 개발하는 과제로 사업에 참여했다. 국내 스타트업 4곳이 해조류, 쌀 등 천연재료로 포장재를 제조하는 기술을 선보였지만 상용화와 같은 최종 결실을 맺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에는 로레알 그룹 산하 벤처펀드 '볼드(BOLD)'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에 투자를 했다. 프링커코리아는 디지털 기반의 일회용 타투 프린팅 기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업이다. 로레알과 프링커코리아는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가정용 눈썹 문신 기기 '로레알 브로우 매직'을 CES 2023에서 공개했다.

한편 110년 역사의 로레알은 지난해 스타트업과의 협업 전략을 적극 활용하며 혁신에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3D 아바타 개발 업체 '레디 플레이어 미(Ready Player Me)'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바타 전용 가상 뷰티 룩을 선보였으며, 미국의 메타버스 서비스 플랫폼 디지털 빌리지(Digital Village), 프랑스의 바이오 스타트업 마이크로피츠(Microphyt)에 투자를 단행했다.

그 외에도 로레알은 전 세계 11개국에 4000명 이상의 과학자와 5500명의 기술·디지털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혁신팀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103억8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